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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 노렸는데, ‘오천피’도 깨지다니", 망연자실한 개미들…전문 트레이더라면 하락구간에 어떻게 했을까[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영화 탑건

[파이낸셜뉴스] 교관 : “미그기가 자넬 조준하고 있어.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하겠나?” 매버릭 :

“생각할 시간이 없죠. 생각하다가는 죽으니까요(You don’t have time to think up there. If you think, you’re dead)” 영화 <탑건(1987년 국내 개봉, 2026년 재개봉)>

매버릭(톰 크루즈)의 대사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미국 최고 전투기 조종사 매버릭 대위를 연기한 영화 <탑건(1987년)>의 대사입니다. 러시아(구 소련) 미그기와의 대치 상황을 가정한 교관의 질문에 매버릭 대위가 답합니다. 답변은 생각할 여유 없는 일촉즉발 상황에선 오랜 기간 학습된 원칙과 경험에 따라 즉시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 같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은 ‘트레이더’와 ‘인베스터’ 중 누가 더 자주 접하게 될까요? 아마도 실시간으로 오르내리는 주가와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트레이더’에게 좀 더 익숙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트레이더’는 미리 정한 위험 감수 범위와 손절매 기준에 따라 기계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트레이더’의 위험관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인베스터의 위험관리’는 다음번에 다루겠습니다.)

<한 번의 거래에서 감수할 최대 손실 금액>은 얼마?

예를 들어 초보 트레이더가 1,000만 원이나 1억 원의 자금을 가지고 있다면 1회 거래 시에 몇 %까지 손실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물론 주식을 매수하자마자 주가가 상승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생각해야 합니다. 초보 투자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어림잡아 10%라고 많이 답합니다. 1,000만 원을 가지고 있으면 100만 원인 셈이고 1억 원일 경우 1,000만 원입니다. ‘손실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예상 손실 규모를 아예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반응도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트레이더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개미투자자 일러스트. 연합뉴스

참고로 총 자산의 1~2% 정도를 거래당 위험 관리 금액(Risk per Trade)으로 관리하는 위험 관리 원칙이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아무리 전문가라도 주가 방향을 매번 맞추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거래당 손실 허용 범위가 1%이면 예측이 10번 틀리더라도 총 자산의 10% 수준으로 손실의 크기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즉 10번의 거래에도 한번에 1%씩 최대 10%로 손실을 관리(거래당 1% 손실×10번=10%)할 수 있으니 나머지 90% 자금으로 회복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10번 거래로 10% 손실이 나도 다음 거래에 11.1%의 수익률이 나면 원상으로 회복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1회 거래 시의 최대 손실 금액을 10%로 답한 초보 투자자의 경우는 어떨까요? Risk per Trade에 대한 이해가 없는 초보 투자자가 1,000만 원의 총 자산을 모두 투자했습니다. 운이 나빠 매수 후 3번 연속 10%씩 하락 때마다 각각 매도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1,000만 원 전액을 A종목에 투자 후 10% 하락하여 매도 후 900만 원으로 B종목을 매수했습니다. 이후 또 10% 하락하여 매도하니 810만 원이 되어버립니다. 이후 C종목으로 갈아탄 후 다시 10% 하락하여 729만 원이 되었습니다. 1,000만 원이 계속 10%씩 하락해서 27.1%의 손실이 났습니다.

원금 100%로 복귀하려면 수익률이 얼마여야 하는지 계산해보겠습니다. 원래의 원금으로 원상 복구하기 위한 손실 회복 수익률(손실률÷( 1- 손실률)×100, 4화·11화 참고)은 37.17%(=0.271÷(1-0.271)×100)입니다. 즉 27.1% 손실이 난 투자자는 729만 원의 원금으로 37%가 넘는 수익률을 내야 겨우 원금이 회복되는 겁니다. 만일 거래당 위험 관리 금액을 총자산의 10%보다 더 크게 잡았다면 단 몇 차례 거래로 거의 회복되기 힘든 수준까지 갈 수 있습니다.(아래 손실 회복 수익률 표 참고)

개미투자자 일러스트. 연합뉴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전문 트레이더처럼 총 자산의 1% 정도를 1회 거래 시에 감수하는 손실의 규모로 정하는 것이 비교적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방식의 핵심 원리는 ‘얼마를 벌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까지 잃을 것인가’로 <손실을 관리하려는 아이디어>입니다. 그러고 보니 트레이더에게는 ‘수익이 얼마가 날지 모르겠으나 대략의 손실 규모는 내가 정하겠다’는 마인드셋이 중요해 보입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좀 더 가보겠습니다. 초보 투자자분들은 ‘1회에 얼마를 잃을지는 알겠어. 그렇다면 ‘나는 1,000만 원 중 얼마를 투자해야하지?’라는 투자 금액(Position Size)에 대한 의문이 생길 것입니다. 내가 가진 총 자산 1,000만 원을 모두 투자할까요? 아니면 절반만 투자할까요? 바로 이 부분이 여러분이 많이 알고 있는 트레이더의 ‘손절매’와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1회에 투자할 금액>을 결정하기 위한 방법은?

먼저 총 자산을 1,000만 원으로, 1회 거래 시에 허용하는 손실을 1%(10만 원)로 정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앞선 설명으로 여기까지는 다 이해하실 겁니다. 그리고 어떤 주식을 매수하든 나의 손절매 기준은 5%라고 정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1,000만 원의 총 자산 중에서 나의 투자 금액이 얼마이든 간에 거래당 나의 허용 손실 규모는 10만 원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정한 손절매 기준은 5%이므로, 투자금액×5%=10만 원이라는 식이 성립됩니다.

결국 1,000만 원의 총 자산 중에서 나의 투자 금액은 200만 원이 됩니다. 1회 거래당 나의 손실 감수 수준은 총자산의 1%인 10만 원, 나의 손절매 비율은 5%입니다. 결국 나는 어떤 주식을 200만 원 매수하여 주가가 5% 하락하면 손절매하더라도 나의 손실금은 10만 원으로 제한되는 것(정해둔 손절매 가격으로 정상 체결 시 가정)입니다. 연습 삼아 총 자산, 거래당 손실 감수액, 손절매 비율 각각을 다양하게 조정해가면서 여러 번 계산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내가 손절매 비율을 10%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매수하고 10% 하락 시 무조건 매도해야합니다. 앞선 거래당 손실 규모를 10만 원으로 한정했으므로, 역시 투자한 금액의 10% 손절매하면 10만 원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내가 손절매 비율을 5%에서 10%로 늘리면 1,000만 원의 총 자산 중 내가 투자할 금액은 2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자신의 총 자산이 5,000만 원이나 1억 원일 경우 등 실제 자신의 경우에 맞춰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내가 가진 자산에서 거래당 얼마의 손실을 허용할지, 손절매 비율을 얼마로 할지 정했다면 투자 금액을 얼마로 할지 쉽게 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손절매 비율을 조정해서 계산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절매 기준이 5%로 구간이 좁을 때(타이트할 때)는 투자금액이 200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손절매 기준을 좀 더 크게 10%로 잡으면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더 줄어서 100만 원이 되었습니다. 결국 거래당 허용할 손실 규모가 동일하다면 손절매 비중과 투자금액은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앞서 단일 종목 거래 시 거래당 손실의 규모를 총 자산의 1%로 정해 놓은 예시를 봤습니다. 혹여 연속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10% 정도의 손실로 관리가 가능합니다. 결국 얼마를 잃을지 미리 정했기 때문에 심각한 손실을 막는 <안전장치 역할>이 가능한 것입니다. 어느 정도 손실을 관리하는 개념이므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초보 트레이더가 익혀야 할 거래당 위험 금액(Risk per Trade), 투자 금액(Position Size), 손절매 비율(Stop-loss Percentage)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손절매 비율 따로, 최대 손실 허용 금액 따로, 투자금액 따로 생각했던 사고방식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단일 종목(1종목) 거래 시를 예로 들어 설명드렸습니다. 여러 종목을 동시에 거래할 경우 개별 거래의 위험 외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손실 규모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합니다. 트레이더의 위험 관리와 관련하여 손절매 비율의 설정, 승률과 손익비, MDD 등 더 많은 요소들이 연결되어 설명되어야 하는 부분은 다음 기회에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손절매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유명 트레이더의 인터뷰 내용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손실을 냉정하게 제한해야 기회가 올 때 크게 벌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내 판단이 연속으로 틀렸을 때에도 살아남아야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세이코타 씨께서 생각한 훌륭한 매매 요소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훌륭한 매매의 요소는 1번도 손절, 2번도 손절, 3번도 손절이에요. 이 세 가지 규칙을 따르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Market Wizards(시장의 마법사들, 잭 슈웨거 著)> 중 ‘에드 세이코타(Ed Seykota,시스템 트레이딩의 선구자)’와의 인터뷰 내용에서 발췌

[필자소개]

인치범 전무는 금융(삼성생명), IT(안랩, 한글과컴퓨터, SK커뮤니케이션즈), 유통(삼성테스코) 등의 분야에서 30년 간 일관되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업무(PR·IR·ESG·CSR)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는 케이피아이투자자문에서 투자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주식투자성공은 무엇보다 돈을 다루는 올바른 습관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케이피아이투자자문 인치범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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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