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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킥보드 막았더니 전기자전거 ‘우르르’…반포 학원가 가보니

전기자전거에 좁아진 학원가 보행로

보행로 막혀 학생들 차도로 이동

“보행자에게 주는 위험 함께 봐야”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학원가 내 보행자 거리에 전기자전거가 비치돼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기자전거가 빠르게 지나갈 때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지난 4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학원가. 수업을 마친 초·중학생들이 쏟아져 나오자 아이 3명이 겨우 나란히 걸을 수 있는 좁은 보행로가 금세 북적였다. 자녀를 태우러 온 차량까지 몰리면서 골목은 학생과 학부모, 차량으로 뒤엉켰다.

곳곳에 세워진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는 좁은 보행로 한 켠을 막아섰다. 이를 피해 차도 가장자리로 이동하는 주민들은 물론 차량이 늘어선 골목 사이로 전기자전거가 비집고 지나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곳은 지난해 5월부터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를 줄이기 위해 ‘전동킥보드 없는 거리’로 운영되고 있는 지역이다. 과거 쉽게 볼 수 있던 전동킥보드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지만 그 자리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전기자전거가 채우고 있다.

실제 이날 해당 구간을 직접 걸어 확인한 결과 통행이 금지된 전동킥보드는 2대에 그친 반면 전기자전거는 19대가 비치돼 있었다. 킥보드 통행을 제한해 보행 안전을 확보한다는 제도 취지와 달리 거리 곳곳을 차지한 전기자전거가 또 다른 보행 방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법상 페달을 밟지 않고 전동기의 힘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스로틀 방식 전기자전거는 통행 제한 대상이다. 반면 페달을 밟을 때 전기모터가 힘을 보조하는 페달보조(PAS) 방식은 자전거로 분류돼 PM 통행금지 구역에서도 운행할 수 있다.

문제는 보행로가 좁고 학생 통행이 집중되는 학원가에서는 PAS형 전기자전거 역시 보행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보행로에 무단 주차된 전기자전거가 통행을 가로막는 데다 운행 중에는 학생들 곁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년째 반포 일대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씨(71)는 “근방에 학교와 학원가가 많아 아이들이 주로 보행자라 차량들도 서행할 수밖에 없다”며 “한 번씩 전동형 자전거가 지나갈 때마다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손자들이 다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한 시민이 서초구 반포동 학원가 내 거리에서 전기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서울시는 PAS 방식 전기자전거가 법적으로 자전거에 해당하는 만큼 전동킥보드와 동일하게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PAS 방식은 자전거로 분류돼 개인형 이동장치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개인 자전거와 공공자전거까지 함께 고려해야 해 교통수단별 특성을 감안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동수단의 법적 분류보다 실제 보행환경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기준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태진 충북대 도시공학과 부교수는 “PAS형 전기자전거도 안전 측면에서는 전동킥보드와 마찬가지로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며 “구동 방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해당 이동수단이 다른 교통수단 이용자와 보행자에게 어떤 위험을 주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유형 이동수단의 무분별한 주정차 문제는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구분해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송 교수는 “공유자전거가 보행로 한가운데 세워져 있으면 시각장애인 등에게는 매우 큰 위험 요소가 된다”며 “타는 사람의 안전뿐 아니라 보행자나 다른 교통수단 이용자에게 발생하는 위험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통안전은 이동수단을 탈 수 있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이용자가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는지를 모두 봐야 한다”며 “특정 이동수단 하나만 없앤다고 해당 지역의 안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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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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