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열기 전부터 유권자 몰려
더위에도 손풍기·양산 들고 대기
광주 110세 최고령 할머니 한표
울산에선 용지 훼손하는 소란도
소중한 권리 행사하는 시민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전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더운 날씨에도 유권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위 사진부터 서울 강남구 언주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삼성2동제3투표소,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 야구부 실내훈련장에 마련된 청구동 제1투표소,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제4·5·6투표소에서 아기와 기표소에 들어가는 아빠의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시내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 시작 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편치 않은 몸으로 투표소를 찾은 고령층부터 자녀와 함께 방문한 젊은 부부까지 각자의 바람을 담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전 6시 정각 선거사무원이 투표 개시를 알리자 유권자들은 신분 확인을 거쳐 투표용지를 받은 뒤 기표소로 향했다. 투표소 내부에서는 취재진과 유권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시민이 대기줄을 착각해 항의하는 등 작은 혼선이 있었지만 선거사무원들의 안내로 정리됐다.
이날 종로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 투표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발걸음했다. 동작구 본동초등학교에 마련된 노량진제1동 제6투표소 역시 꾸준히 유권자들이 드나들었다. 투표소 입구에는 투표지 촬영금지와 훼손 금지 안내문이 게시됐다.
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르자 손풍기와 양산을 사용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지역 현안과 민생 문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30대 부부는 “색깔이나 번호보다는 정책 위주로 보고 투표했다”고 말했다. 고령층 유권자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팡이를 짚고 서울 종로구의 투표장을 찾은 임모씨(83)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투표하는 것이 유권자의 권리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경제 안정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대문구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구민 이유식씨(60)는 “땀 흘리고 사는 평범한 서민들이 걱정 없이 발 뻗고 잘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2동6투표소 등 일부에서 투표용지가 동나 100여명이 줄을 서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는 인쇄소에서 사전에 인쇄해 각 투표소별로 배분한다”며 “투표구별 인원에 맞춰 용지를 배분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투표 열기도 뜨거웠다. 경기도 50대 유권자 최모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한 표가 세상을 조금은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희망했다.
광주에서는 올해 나이 110세로 광주시 동구지역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 할머니가 딸과 함께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를 찾았다. 김 할머니는 지난 1963년 10월 15일 치러진 제5대 대통령선거 이후 줄곧 투표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투표소의 40대 남성은 “대구를 발전시킬 인물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북 안동시 정하동 강남초교에 마련된 강남 제2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유권자는 “경북의 정체성을 지키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울산에선 30대 남성이 기표한 후 “후보를 잘못 찍었으니 용지를 바꿔달라”고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기표한 용지를 찢어 주머니에 넣고 밖으로 나가려다 제지를 받았다.
제주 이도2동 제5투표소로 나온 50대 김모씨는 “선거 때마다 많은 공약이 나오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제로 해낼 수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최승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