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사건 등 검색 상단에 노출
불특정 다수의 ‘참여형 백과사전’
현실적 대응 쉽지 않아 논란 지속
온라인 참여형 백과사전 나무위키에서 본인 관련 정보 삭제를 요구하는 요청이 10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청 주체가 일반인을 넘어 공인과 기업, 군 장성 등으로 확대되면서 정보 삭제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일 나무위키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제기된 게시 중단 요청은 지난달 기준 총 85건으로 집계됐다. 게시 중단 요청은 2015년 10건에 그쳤지만, 2019년 처음 100건을 넘었고 2024년에는 300건을 넘겼다. 2025년의 경우 251건으로 전년 대비 줄었지만 문서 제거요청을 받기 시작한 2015년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나무위키는 하루 최대 200만명이 이용하는 대형 플랫폼으로, 국내에서도 상위권 트래픽을 기록하고 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검색할 경우 상단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게시 정보가 개인 평판과 공적 검증에 영향을 미친다.
문서 노출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당사자가 직접 게시 중단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 방송인 A씨는 2016년부터 방송인 은퇴 이후인 2025년까지 10년 동안 문서 삭제를 반복적으로 요청했다. A씨는 △객관적이지 않은 서술 △허위사실 확대 △실명 및 직장 정보 노출 등의 피해를 호소했으나, 해당 문서는 재작성과 삭제를 반복했다. 활동 중단 이후 이른바 ‘잊힐 권리’를 요구한 사례로 꼽힌다.
양진영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공인의 경우라도 명예훼손성이 있거나 직무와 무관한 사생활 영역이라면 정보 삭제 요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플랫폼 업계에서는 특정 플랫폼만을 겨냥한 규제는 실효성이 낮다는 반응이다. 나무위키 콘텐츠가 주요 검색엔진에서 동일하게 노출되고 있어 개별 사업자 조치만으로는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행 법 체계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의 삭제 여부나 공인 정보의 공개 범위에 대해 법에 명시된 일률적인 기준은 없다”며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기준 부재가 실제 분쟁에서 판단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본다.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공인의 경우 이미 공개된 정보라는 점에서 일반 개인정보와 동일하게 보기 어렵고, 알 권리나 공익성과의 비교형량을 통해 공개 범위가 판단된다”며 “삭제 요청 절차는 존재하지만 강제적으로 이행되는 구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 또한 “나무위키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참여형 플랫폼은 작성자가 불특정 다수이고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실무적으로 대응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