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2심 결심 공판 진행
특검, 오세훈 징역 1년 6개월, 강철원·김한정 1년 구형
吳 측 “녹취서 무관함 드러나…일개 브로커의 보복성 거짓말”
눈물 훔친 오세훈…”‘오세훈법’ 만든 내가 대납 요청? 단호히 끊지 못한 불찰”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지지자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특검이 항소심에서도 시장직 상실을 넘어서는 실형을 구형했다.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 핵심 증거로 제출한 통화 녹음을 중심으로 무죄를 주장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함께 피고인석에 선 강철원 전 부시장과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에게도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지난 1심에서 오 시장은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당시에도 특검은 동일하게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추징금 3300만 원, 강 전 부시장과 김 씨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 들어서며 후원자 김씨와 명씨 간의 통화 녹취를 증거로 제출했다. 녹음 대화에서는 명씨의 “오세훈이는 잘 몰라요”라는 말이나 김씨의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 가지고”, “나는 시장한테 직접 얘기 들은 것도 없고”라는 발언 등 오 시장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화가 포함됐다.
명씨측은 해당 녹취가 당시 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와의 단일화 내용을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1심에서 이미 통화 녹음이 있다는 진술을 해놓고 뒤늦게 35개 녹음 가운데 유리한 것만을 선별해 제출했다”며 “‘강철원이 잘 만들어줬다’는 언급 등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대화도 보인다”고 맞섰다.
오 시장측 변호인단은 “사실 왜곡이며, 변호인도 뒤늦게 알고 설득해 비로소 제출한 경위가 확인된다”며 “이런 녹음이 진작 제출됐다면 항소심 재판이나 공방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안타깝다”고 밝혔다.
특히 “(탄핵증거인 녹음은) 국민의힘 당내 경선 후보 확정(3월 4일) 이틀 뒤의 대화”라며 “의뢰나 대납 요청이 없었다는 핵심 탄핵 증거이자 공소사실에 정면 배치되는 반대 증거”라고 강조했다.
특검이 지적한 ‘강철원이 잘 만들어준다’의 맥락 역시 “(오세훈 시장이) 조작을 요구할 사람이 아닌데 창원에서 올라온 여론조사 한다는 사람이 잘 만들어준다고 하니, 김한정이 믿기 어려워 직접 확인해보려 했으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은 상황을 하소연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사업가 김 씨 측 변호인 역시 “오 시장의 부탁이 없었음에도 독자적 판단과 사재로 여론조사 비용을 지원한 열성 지지자의 돌출 행동이었을 뿐 공모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선별·수정 등을 이유로 녹취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특검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재판부 요청 시 다 제출하겠다고 밝혀 은닉이라 볼 수 없다”며 “최종변론 서두부터 녹취 채택을 막으려 강변하는 것 자체가 공소유지에 치명적인 증거임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치며 직접 결백을 호소했다. 오 시장은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으로 정치자금법(오세훈법)을 앞장서 만들었다”며 “그런 제가 후원자에게 비용 대납을 요구했다는 것은 평생 지켜온 신념과 도저히 어울릴 수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당시 명 씨가 신뢰할 만한 사람이 아님을 알고 즉시 거리를 뒀고, 이후 단 한 차례도 연락한 적이 없다”면서도 “이상한 느낌을 받았을 때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처신을 완벽히 하지 못해 법정에 서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제 불찰이며 국민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로 모든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23일 판결을 내린다. 2심에서도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될 경우 시장직 상실 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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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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