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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는 360만원 잃고, 17세는 ‘이자 100%’…청소년 도박의 민낯

석달여 만에 청소년 도박 신고 1777명

평균 도박기간 10개월·도박금액 300만원

본인 신고 84.5%…경찰 “조기 발견·치료 중요”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1. 17세 A군은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자 2명에게 이자 100% 조건으로 35만원을 빌렸다. 대출 과정에서 확보된 휴대전화 연락처를 통해 가족에게 대신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거나 협박하는 피해도 입었다.

#2. 15세 B군은 8개월 동안 360만원을 도박에 썼다. 이후 전광판에서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홍보물을 본 뒤 신고했고, 친구 5명에게도 신고를 권유했다. 이후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와 학교전담경찰관의 사후관리를 거쳐 도박중단·회복 우수청소년으로 선정됐다.

[파이낸셜뉴스]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된 이후 석 달여 만에 1700명이 넘는 청소년의 도박 사실이 경찰에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15.5세였고, 평균 10개월 간 도박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운영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에 총 1777명의 청소년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청소년 본인이 신고한 경우가 1501명(84.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보호자 신고는 276명(15.5%)이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 963명(54.2%), 중학생 813명(45.8%), 초등학생 1명(0.1%) 순이었다.

신고된 청소년의 연령은 12세부터 18세까지로 평균 15.5세였다.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 도박사이트에 입금한 도박 금액은 평균 300만원으로 집계됐다. 도박 유형은 슬롯·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이 95.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신고 계기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교육·홍보가 1183명(66.6%)으로 가장 많았다. 인터넷·포스터 등 홍보매체를 통해 제도를 알게 된 경우가 243명(13.7%), 친구 등 주변 권유가 180명(10.1%), 학교 홍보·안내가 110명(6.2%)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 학교전담경찰관이 도박 예방교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홍보한 한 지역에서는 중학생 93명과 고등학생 23명 등 총 116명이 신고했다. 이 가운데 15세 남학생이 친구들을 설득하면서 한 학교에서만 30명이 자진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자진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전문상담사가 초기 면담을 통해 도박 문제 수준을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전문기관의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과 연계한다. 현재 초기 면담을 마친 1504명 가운데 1430명(95.1%)이 전문기관으로 연계됐으며 나머지 청소년도 순차적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도박 문제와 함께 다른 범죄가 확인돼 치료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울산에서는 도박중독 상태인 고등학생이 모친을 폭행해 모친이 112에 신고했다. 사건을 인계받은 학교전담경찰관은 해당 학생과 면담하면서 사이버도박 자진신고를 유도했다. 이후 해당 학생은 부산울산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와 병원 정신과에서 상담·치료를 받았다.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한 222명 가운데 166명은 경찰서별 선도심사위원회에서 도박금액과 반성 태도, 프로그램 이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처됐다. 147명은 훈방, 19명은 즉결심판을 청구했으며 나머지 56명은 입건·송치됐다.

자진신고 과정에서는 불법 도박사이트와 불법사금융 피해도 함께 확인됐다. 경찰은 면담 과정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 464개를 확인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폐쇄·삭제 조치를 요청했다. 불법사금융 피해가 확인된 청소년 5명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연계했으며, 고금리와 추심 협박 등 피해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 청소년들 사이에 아직 사이버도박이 만연해 있고 도박에 빠져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도 많다”며 “도박중독 치유는 빠를수록 효과가 높고, 도박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치료해 2차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오는 10월까지 전문기관 연구를 통해 자진신고 제도의 효과성을 분석할 예정이다. 자진신고 청소년과 학부모, 현장 경찰관, 상담사 등의 의견도 수렴해 미비점을 보완한 뒤 향후 제도 운영 여부와 시기·방법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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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