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상점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노인일자리 박람회에서 어르신들이 취업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국내 사업자 3명 중 1명 이상이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고령 사업자는 1년 새 18만 명 넘게 늘어난 반면, 50대 이하에서는 모든 연령대의 사업자가 감소했다.
특히 70세 이상 사업자는 10% 넘게 증가하며 전체 사업자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 모두 60세 이상 비중이 30%를 넘어서면서 사업자 고령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은퇴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노후소득 여건을 고령 사업자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 연금만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고령층은 사업을 이어가는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층은 자영업 진입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60세 이상 사업자 34.8%…전체 증가분보다 더 많이 늘었다
9일 국세청 ‘2026년 8월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60세 이상 사업자는 363만 4538명으로 전체 사업자 1045만 801명의 34.8%를 차지했다. 이는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를 모두 합산한 수치다.
개인사업자는 전체 902만 7629명 중 317만 2779명(35.1%)이 60세 이상이었고, 법인사업자는 전체 142만 3172개 중 46만 1759개(32.5%)가 60세 이상으로 분류됐다.
60세 이상 사업자는 지난해 8월 345만 312명에서 1년 만에 18만 4226명(5.3%) 증가한 363만 4538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사업자는 1031만 7419명에서 1045만 801명으로 13만 3382명(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60세 이상 사업자의 증가율이 전체 사업자 증가율보다 4배 이상 높았던 것이다. 고령 사업자 증가 규모가 전체 사업자 순증 규모를 웃돈 것은 50대 이하 사업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연령대를 세분하면 고령화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70세 이상 사업자는 지난해 8월 106만 4650명에서 올해 8월 117만 5194명으로 11만 544명(10.4%) 증가했다. 전체 사업자 증가율의 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60대 사업자도 238만 5662명에서 245만 9344명으로 7만 3682명(3.1%) 늘었다.
반면 50대 이하에서는 사업자가 일제히 감소했다.
30세 미만 사업자는 35만 581명에서 33만 3419명으로 1만 7162명(4.9%) 줄어 연령대별 감소율이 가장 컸다.
30대 사업자도 128만 5212명에서 128만 3676명으로 1536명(0.1%) 감소했다. 40대는 224만 9195명에서 222만 8517명으로 2만 678명(0.9%), 50대는 296만 7620명에서 295만 5980명으로 1만 1640명(0.4%) 각각 줄었다.
전체 사업자가 소폭 증가하는 가운데 50대 이하에서는 사업자가 줄고 60대 이상에서만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자 가운데 7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8월 10.3%에서 올해 8월 11.2%로 약 0.9%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임대·서비스업 중심 증가…은퇴 후 경제활동 지속 “생활 어려워서”
고령 사업자의 증가세는 부동산임대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두드러졌다.
먼저 60세 이상 사업자는 국세청이 분류한 14개 업태 모두에서 전년보다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임대업과 서비스업에서만 1년 새 8만 명 넘게 늘었다.
증가 규모가 가장 큰 업태는 부동산임대업이었다. 60세 이상 부동산임대업 사업자는 지난해 8월 122만 663명에서 올해 8월 126만 8969명으로 4만 8306명 증가했다.
서비스업(기타 포함)에서도 60세 이상 사업자가 3만 8452명 늘었다. 소매업은 1만 6797명, 제조업은 1만 3957명, 건설업은 1만 4345명 각각 증가했다.
음식업에서도 고령 사업자가 증가했다. 60세 이상 음식업 사업자는 지난해 8월 22만 4696명에서 올해 8월 23만 2516명으로 7820명(3.5%) 늘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랐다. 음식업에 종사하는 70세 이상 사업자는 1년 새 13.3% 증가했고, 전기·가스·수도업(18.9%), 농·임·어업(16.1%), 건설업(15.5%), 부동산매매업(14.7%) 등에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고령 사업자 증가의 배경으로 단순 고령화뿐만 아니라 은퇴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노후소득 여건을 지목했다.
연금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령층이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기존 사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60세 이상은 대부분 퇴직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일을 할 수밖에 없다”며 “60세가 넘어야 연금이 나오기 시작하지만 연금 등이 지금 생활 수준이나 인플레이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국민연금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연금을 가지고 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가가 계속 올랐는데 그에 비해 연금이 올라가지는 않으니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는 자영업 진입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자영업 경기가 어려운 만큼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50대 이하는 직장을 나갈 이유가 없다. 나가도 별 게 없기 때문”이라며 “(내수경기가 나빠) 실업자들도 새로운 사업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