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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해도 처벌 못하는 농업법인… 농지전수조사 ‘사각지대’ 없앤다

농식품부 파악해도 직접 제재 못해

행정처분 권한은 지자체 재량 규정

與 “투기 농업법인 해산 의무화”

농어업경영체법 개정안 발의 예고

농업법인의 불법 농지 이용이 정부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부동산업을 벌인 농업법인을 적발해도 정작 행정처분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장 재량에 달렸기 때문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업법인(농업회사·영농조합)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농어업경영체법상 농업법인 사업범위 위반은 272건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업 금지’ 조항 위반이 27건이다.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조항이 생긴 후 2022년부터 4년간 누적 위반은 279건이다. 농업법인이 정해진 사업 이외의 행위를 할 경우 해산명령 처분 대상이다. 지자체장이 법원에 해산청구하면 법원이 심리 후 해산명령을 내린다.

문제는 농식품부가 실태조사로 위법 사실을 파악하더라도 직접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 농어업경영체법상 지자체장(시장·군수·구청장)이 법원에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청구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아니라 재량 규정이다. 지자체가 업무 과중이나 자체 판단으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적발된 투기 법인이 그대로 유지된다. 지자체의 행정처분 이행 여부를 중앙부처가 파악할 법적 근거조차 부재한 형편이다.

농지 소유주 중 농업법인은 전체의 약 0.2%(1만1540개소) 수준이지만 법인 명의를 악용한 기획부동산 투기 행위는 농지 생태계를 흔드는 주범으로 지적돼왔다. 농업법인을 설립해 개발예정지 인근 농지를 싸게 매입한 뒤 지분을 쪼개 되파는 식이다. 농식품부는 최근 농지전수조사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영위’를 투기로 간주해 해당 농지에 처분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올해 5월 국회를 통과한 농지법 개정안의 메커니즘을 본떠 농어업경영체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기존 지자체 재량이던 해산 청구를 ‘의무 규정’으로 전환하고, 장관이 직접 법원에 해산청구를 할 수 있도록 개정할 방침이다.

앞서 농지법 개정안 역시 기존 지자체 재량이었던 농지 처분명령을 의무 규정으로 전환하고 농식품부 장관이 직접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문대림 의원은 법 개정을 위한 법률 검토 의뢰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문 의원은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악용한 농업법인을 적발하고도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전수조사 취지를 살릴 수 없다”며 “농지 투기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성실하게 농사를 짓는 농민과 농업법인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대상과 요건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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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농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