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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역대급 수출호황'의 그늘… 물량은 줄고 단가만 올라

반도체 단가상승發 가격효과 영향

非반도체 수출액도 16% 늘었지만

물량은 두 달 연속 18%씩 줄어

5월 수출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중량 기준 수출물량은 전년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고단가 품목과 가격 상승 효과가 전체 수출액을 끌어올리면서 금액 기준 호조는 이어졌지만, 실제 물량은 줄어든 셈이다. 비반도체 수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 호조의 상당 부분이 단가효과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5월 수출물량은 1359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4월 수출물량도 1442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5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한 877억5000만달러로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3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웃돌았고, 수출액과 물량이 엇갈린 흐름을 보인 것이다.

수출금액은 물량과 단가가 함께 반영된다. 물량이 줄었는데도 금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은 단가 상승이나 고부가 품목 비중 확대 효과가 컸다는 의미다. 반도체처럼 중량은 작지만 단가가 높은 품목이 전체 수출을 견인하면 금액 기준 실적은 개선되는 반면 t 기준 물량은 줄어들 수 있다.

실제 5월 수출 신기록을 이끈 것은 반도체였다. 5월 반도체 수출은 37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9.4% 급증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세가 맞물린 결과다.

산업부도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에 가격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가격 수준 자체가 과거와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라며 “최근 반도체 수출은 물량보다 가격이 견인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어 그만큼 변동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최근 수출 호조를 반도체 효과로만 보기는 어렵다. 반도체를 제외한 5월 수출도 전년보다 16% 가량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반도체 수출까지 증가한 상황에서 중량 기준 물량 감소가 이어졌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금액 기준 호조가 물량 확대보다 단가 상승과 고부가 품목 비중 확대, 품목 구성 변화에 기댄 측면이 크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도 최근 수출 실적의 상당 부분이 가격효과에 기인한다는 점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서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최근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간담회에서 “가격효과는 기업의 재무상태와 국민소득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섹터의 경우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에 가깝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보너스 효과가 있지만 수출과 무역수지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실적 전망에만 도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외 여건도 안심하기 어렵다.

권 원장은 “유가와 환율이 안정 추세로 가고 있지만 중동전쟁의 여파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는다”며 “안정적인 추세가 나타나는 동시에 중동전쟁 이후 세계경제가 어떻게 갈 것인지, 물가 안정과 금리 흐름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