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금리 고민 커진 한은…’10월 동결, 11월 인상’ 힘실린다

물가 잡으려면 긴축 필요하지만

빚부담 큰 취약층 타격 불가피

이달 금통위 ‘쉬어가기’에 무게

신현송, 평소 선제적 대응 강조

7·8월 이어 추가인상 나설 수도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선제적 고물가 방어’와 ‘가계의 이자 부담 충격’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3%대 고물가 지속과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압력, 가계부채 증가 등을 고려하면 ‘추가 긴축’ 엑셀을 밟아야 하나 고금리 속 취약부문에 쏠리는 충격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10월 동결, 11월 인상’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으로 각각 0.25%p를 인상해 ‘선제 대응’에 무게를 둔 것과 달리, 고물가와 수요 상방 압박, 급격히 늘어나는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과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을 고려한 균형추를 맞춰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추가 긴축(금리인상)의 ‘매파’와 속도조절(동결)의 ‘비둘기파’ 간의 대립이 어느 때보다 팽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제적 긴축 대응의 매파적 결정으로 10월과 11월 각각 0.25%p씩 모두 인상할 경우, 기준금리는 연 3.50%로 높아져 통화 긴축과 고금리 시대에 진입한다. 시중 은행권은 대체로 10월 동결, 11월 및 내년 초 각각 0.25%p씩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우선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는 배경은 긴축 효과 점검과 속도 조절이다. 가계·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기준금리 인상 후 최소 5개월이 지나서 가시화하고, 0.25%p 인상 시 이자 부담이 7조원 가까이 늘어난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문제는 ‘영끌’ 가계와 한계기업 등 취약계층에 고금리 충격이 쏠리는 양극화 심화다. 특히 청년과 소상공인에게 이자부담 충격이 집중되는 ‘K자형 양극화’는 추가 긴축을 제어하는 브레이크로 작용한다. 물가 잡으려다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는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제적 대응으로 비용을 줄였다”는 확신에 찬 신현송 한은 총재(사진)의 ‘호미 가래론(경제적 위험이 더 커지기 전에 대응해야 나중에 훨씬 큰 비용을 치르지 않는다는 의미)’이라면, 내년 역대급 확장재정과 수요 압력, 고유가 등의 물가상승 요인에 대응해 긴축의 고삐를 죌 명분은 충분하다.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은이 진단하는 물가 위험도는 높은 수준이다.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내구재와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2%대 후반까지 올라 한은의 목표치(2%)를 넘어섰다. 환율 변수와 미국의 긴축통화 기조 등의 불확실성도 기준금리 결정에 간과할 수 없는 변수들이다.

신 총재의 최근 한국 경제에 관한 발언에서도 선제 대응을 강조한 ‘매파성’ 인식이 확인된다. 신 총재는 지난 14일 CNN 패널토론에서 ‘인공지능(AI) 투자 호황과 중동전쟁의 두 흐름이 교차해 물가가 오르고 있는 한국 상황’을 언급하면서 “상승 압박이 높아지는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12일 국정감사에서는 올해 2·4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급격한 증가세를 들며 “수요 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추가 통화 긴축을 시사하기도 했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등 누적된 금융불균형도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지난 9월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200조원에 육박하며, 상승 압박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로 대출을 틀어막아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6000억원으로 전월(3조5000억원) 대비 크게 줄었으나 규제 만으로는 시중의 유동성과 부동산 투자 심리를 완전히 억누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림으로써 상당한 물가상승 비용을 낮추고, 환율을 떨어뜨렸다는 정책비용 절감 효과를 강조하고 있어 이번에도 ‘고물가·과수요’를 경계해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강하게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을 번’ 선제대응 카드를 3연속 꺼낼 지, 한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갈 지 한은의 균형추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googletag.cmd.push(function() { googletag.display(‘div-gpt-ad-17805470631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