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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에 어머니, 또 하나에 꿈… "우리의 하모니 들어보실래요"[Weekend 문화]

금융권 최초 발달장애인 음악단

신한 ‘쏠레미오’ 단원 28명 참여

내일까지 세종 문화회관서 공연

합주·협연하며 동행 의미 되새겨

신한음악상 수상자들도 무대에

바리톤 서주장 “성장기회 얻어”

제11회 신한음악상 수상자인 서주장 바리톤과 솔레미오 단원들이 1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신한음악상과 함께하는 2026 제6회 S 클래식 위크’에서 공연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금융권 최초의 발달장애인 음악단 ‘신한 쏠(SOL)레미오’ 단원 28명이 빚어낸 선율 위로 바리톤 서주장의 깊고 따뜻한 음성이 울려 퍼지자, 객석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뭉클함이 감돌았다. 윤동주의 시어에 조범진이 작곡한 가곡 ‘별 헤는 밤’은 단원들이 음악가로 성장하기까지 오랜 시간 곁을 지킨 부모와 가족에게 바치는 헌사나 다름없었다. 신한음악상과 함께하는 ‘2026 제6회 S 클래식 위크’가 12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개막했다.

■여섯 번째 S 클래식 위크, 선율로 경계를 허물다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S 클래식 위크’ 주제는 ‘Harmony of Us-우리들의 하모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사회공헌 브랜드 ‘아름다운 동행’에서 착안한 주제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경계를 허물고 하나로 어우러지는 과정을 무대에 담는다.

첫날 공연은 ‘악기의 조화: 편견 없는 선율’을 키워드로, 신한음악상 수상자와 쏠레미오 단원들의 독주와 합주, 협연이 다채롭게 이어졌다. 신한음악상 수상자 박에스더·권하나(바이올린), 조영채(비올라), 최아현(첼로)이 차이콥스키의 ‘현악 사중주 1번’ 2악장의 서정적인 선율로 문을 열었다. 이어 드보르자크의 ‘현악 사중주 12번 아메리칸’ 전 악장이 공연장의 온도를 서서히 끌어올렸다. 1부 마지막에는 베버의 ‘클라리넷 퀸텟 내림나장조 작품번호 34’4악장이 연주됐다. 당대 최고의 클라리넷 연주자 베르만을 위해 작곡된 곡으로, 쏠레미오의 곽슬범 단원이 연주에 나섰다. 환하게 웃으며 무대에 오른 곽 단원은 혼자 먼저 자리에 앉는 실수를 해 부끄러워했지만, 연주가 시작되자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몰입했다. 다른 연주자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선율을 이끈 그는 객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곽 단원은 공연에 앞서 파이낸셜뉴스에 “처음에는 현악기와의 합주가 낯설었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서로의 호흡이 점점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름다운 여름밤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서로 다른 예술가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조화롭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무대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쏠레미오 단원 상당수에게 다른 악기의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연주를 조율하는 합주나 협연은 낯선 경험이었다.

색소폰을 연주한 김동호 단원은 공연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독주하는 장면을 위해 연주 못지않게 ‘일어나는 타이밍’을 반복해서 연습했다. 좁은 연주 공간에서 색소폰을 안전하게 다루고, 다른 연주자들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악기와 자리를 배치하는 방법도 새롭게 익혔다.

■후원을 넘어 고용으로…올해 창단한 SOL레미오

쏠레미오의 탄생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출발점에는 2018년부터 발달장애 연주자와 신한음악상 수상자가 한 무대에 서온 ‘위드콘서트’가 있다. 8년 동안 장애 연주자 353명이 이 사업에 참여했고, 해마다 평균 2000명 넘는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후원과 협연으로 쌓은 경험은 지난 연말 ‘직접 고용’ 방식의 음악단을 만들자는 구상으로 이어졌다. 쏠레미오 단원들은 신한은행 사회공헌부 소속 2년 계약직으로 주 5일, 하루 4시간 출퇴근하며 전문적인 음악 훈련을 받고 있다.

김동호 단원의 어머니 이승윤씨는 “연주가 아들의 노동이 됐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월급을 받게 됐다”며 “자신이 번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매일 출퇴근하고 동료들과 합주하는 생활은 김 단원의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씨는 “음악을 대하는 아들의 자세와 무대에서의 매너가 한층 성숙해졌다”며 “원래도 부지런했지만 좋은 환경이 마련되자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임직원의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동행’

이날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신한음악상 수상자들이었다. 신한음악상은 2009년 금융권 최초로 제정된 클래식 음악 콩쿠르로, ‘순수 국내파’ 청소년을 발굴·육성하는 대표 메세나 사업이다. 출발부터 남달랐다. 은행 차원의 하향식 기획이 아니라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됐다. 직원 4901명이 뜻을 모아 기부한 6014만840원이 마중물이 됐다. 그렇게 배출된 제10회 수상자인 바리톤 김태한은 지난 2023년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서주장은 예술고등학교 재학 당시 제11회 신한음악상을 받았다. 그는 “신한음악상은 수상 이후에도 해외 마스터클래스와 공연 등 연주자로 성장할 기회를 계속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주제인 ‘우리들의 하모니’는 단지 음정과 박자가 조화를 이뤘다는 뜻만은 아니다. 신한음악상 수상자에게는 자신의 재능을 사회와 나누는 시간이었고, 쏠레미오 단원에게는 전문 음악가로서 동료들과 무대를 완성했다는 성취의 순간이었다.

신한은행에는 20여 년간 이어온 ‘아름다운 동행’을 한 단계 더 확장하는 출발점이었다. 일회성 지원을 넘어 각자의 재능이 또 다른 가능성을 만나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장을 열어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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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