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시민·동료들 애도 속 영면
45년 인연 초록우산 들러 고별
행인들도 멈춰 고인 안식 기원
‘국민 아버지’ 배우 고 최불암의 발인식이 엄수된 2일 배우 송일국(앞줄 가운데)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45년간 후원 활동을 이어온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둘러본 후 장지로 향하고 있다. 뉴스1
67년간 안방극장을 지켜온 ‘영원한 수사반장’이자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2일 안식에 들었다. 유족과 동료들의 눈물 속에 마지막 길에 오른 고인은 45년간 인연을 맺은 초록우산에 들러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날 오전 7시4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발인이 엄수됐다. 손자가 영정을 들고 앞장섰고, 초록우산 홍보대사인 배우 송일국 등이 운구를 맡았다. 오전 9시에는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장례미사가 열렸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동료 배우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가 기억하는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는 일생을 오직 연기자로서 한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고 벗이 되어주셨다”며 “우리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하셨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2018년 염 추기경의 주례로 세례를 받았으며, 별세 전 병자성사도 받았다.
고인을 ‘이모부’라 부르며 따랐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아베 마리아’를 불러 작별의 마음을 전했다. 평소 딸을 자처했던 김혜수는 미사가 끝난 뒤 고인의 아내 김민자를 끌어안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빈소에서 내내 유족 곁을 지켰다. 운구차가 떠나자 신현준은 눈물을 흘리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시민들도 “김 회장님 잘 가세요”라며 고인을 배웅했다.
운구 행렬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본부였다. 오전 11시6분께 운구차가 도착하자 임직원 300여명과 홍보대사 이홍렬·김경란·앤디 등이 고인을 맞았다. 송일국이 영정을 들고 들어섰고,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작별인사를 함께했다.
추모사를 맡은 김선희 팀장은 “어린나무 곁을 지키는 큰 나무처럼 든든한 어른이 돼야 한다던 말씀을 평생의 삶으로 보여주셨다. 이제 저희가 그 큰 나무의 자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과의 인연은 1981년 ‘전원일기’에서 막내 금동이를 입양하는 이야기가 방송되면서 시작됐다. 1985년 전국후원회장을 맡은 뒤에는 해외 교민들을 찾아 후원을 독려하고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어린이들도 도왔다. 고별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장지인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했다.
지난달 29일 향년 86세로 별세한 고인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졌다. 빈소에는 ‘전원일기’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혜자를 비롯해 고두심, 윤여정, 나문희, 박근형, 이덕화와 후배 배우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부겸·이낙연 전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정재계 인사들도 조문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