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하노이·자카르타 주요 극장
월드투어 일본 도쿄 공연 생중계
응원봉 흔들고 안무 따라하며 열광
떼창 속에 싹튼 관심이 한류 견인
K팝, 팬심 넘어 직접소비로 확장
산업 간 연계·경제 파급력 키워야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뉴델리(인도)·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준석 특파원·부 튀 티엔 통신원·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아울리아 마울리다 함다니 통신원】”BTS는 저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외부 활동도 못 하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해 우울했던 시기에 BTS를 알게 됐는데 노래에 담긴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저에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인도 뉴델리의 팬)
“BTS 노래를 들으면 제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느낌이에요. 무대에서 보여주는 에너지도 강해서 볼 때마다 빠져들게 됩니다.”(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팬)
“BTS의 음악과 스토리는 진솔하고 현실과 맞닿아 있어 깊은 공감을 줍니다. 저에게 BTS는 단순한 그룹이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주는 존재입니다.
” (베트남 하노이의 팬)
18일 인도 뉴델리와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극장에서 만난 아미(BTS 팬덤명)는 ‘BTS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들은 BTS에 대해 단순한 아티스트를 넘어 삶의 방향에 영향을 주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날 세 도시 주요 극장에서는 BTS의 2026 월드투어 ‘아리랑’ 일본 도쿄 공연이 실시간 생중계됐다. 하노이와 자카르타에서는 생중계 공연 수주 전부터 티켓이 매진되면서, 현장에서라도 취소표를 구하기 위해 찾은 팬들도 적지 않았다.
공연 생중계가 시작되자 인도 극장 내부에서는 관객들의 떼창과 함께 안무를 따라하는 모습이 이어지며 열띤 분위기가 더욱 끓어올랐다. 베트남 극장에서는 아미를 상징하는 보라색 응원봉이 물결을 이루며 마치 실제 콘서트 현장에 있는 느낌까지 들었다. 라이브 실황으로 전해진 멤버들의 무대에 관객들은 함께 웃고 울며 뜨겁게 호응했다.
■”BTS 만난 후 韓전통문화까지 큰 관심”
각국의 공연 생중계 현장은 보라색 아미봉과 각종 굿즈를 들고 온 팬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이들은 BTS의 음악이 단순한 즐길거리를 넘어 삶의 태도까지 바꿨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데폭시에서 활동하는 BTS 팬 커뮤니티 ‘친구프로젝트07’ 회장 모니카씨는 “작은 기획사와 허름한 숙소에서 시작해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한 BTS의 서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커뮤니티는 30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한국어 수업과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한국 여행 적금 프로그램은 물론 암 환자 지원 재단과 협력해 자궁경부암 검사 바우처를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모니카씨는 “평소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BTS를 보고 사회공헌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계기를 말했다.
뉴델리에서 만난 라기니 씨는 “원래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BTS 음악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며 “팬클럽 활동을 하며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BTS를 계기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응옥 씨는 “슈가의 솔로곡 ‘대취타’ 뮤직비디오를 보고 한국 전통 문화에 관심이 생겨 올 초 한국을 방문해 한복을 입고 국악 공연도 직접 관람했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하이안씨는 “BTS를 좋아하고 더 많은 영상을 빨리 보고 싶어지면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다”면서 “한국어 실력 덕에 졸업 전 한국 회사에 채용이 확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K팝, ‘팬심’ 넘어 경제현장 소비로 확장
BTS를 비롯한 K팝의 인기는 동남아와 인도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BTS노믹스’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다.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의 케이팝레이더(K-POP RADAR)가 발표한 ‘2025 케이팝 세계지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3위), 인도(5위), 태국(6위), 필리핀(10위), 베트남(11위) 등 동남아와 인도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같은 관심은 실제 경제 현장에서 직접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의료 관광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환자 수는 태국(5위·5만8000명)이 전년 대비 52.3%, 싱가포르(6위·4만3000명)가 62.1% 증가했다.
특히 인도네시아(10위·2만1000명)는 104.6%, 말레이시아(14위·1만2000명)는 106.8% 늘며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K팝 등 K콘텐츠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하노이 현지 업계 관계자는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콘텐츠가 관광, 의료, 뷰티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며 실질적인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K콘텐츠와 산업 간 연계를 강화해 한류의 경제적 파급력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