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식 의사결정 구조 때문…저커버그가 시키면 산도 옮겨”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앞에서 숨진 자녀의 사진을 든 부모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유해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에 대해 제기된 유해성 개선이 늦어진 것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탓이라는 메타 임원 출신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투로 베자르 전 메타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지법에서 열린 메타 SNS 유해성 관련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제품의 설계 변경은 저커버그 CEO가 지시할 때만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그는 “마크가 무언가를 우선순위로 삼으면 몇 달 안에 산도 옮겨진다”며, 메타의 의사결정 구조는 하향식이고, 저커버그 CEO가 다양한 의사 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베자르 전 디렉터는 저커버그 CEO가 “제품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 결과를 활용하고 있다”고 2021년 발언한 내용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거짓”이라며 “마크 저커버그에게 아이들을 맡길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베자르 전 디렉터는 “메타 내부에서 인사평가와 보상은 오로지 ‘이용자 수 증가’와 ‘체류시간 극대화’에만 맞춰져 있었고, 안전은 뒷전이었다”고도 주장했다. 메타가 대표적인 안전장치로 내세우는 ‘휴식’ 모드에 대해서도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찾아서 설정해야 하는 방식”이라며 “‘차에 탈 때마다 켜야 하는 에어백’처럼 불완전하다”고 비유했다.
변론하는 메타 측 변호사.연합뉴스
메타 측은 반대신문에서 베자르 전 디렉터에게 ‘SNS를 비판하면서 왜 딸의 인스타그램 가입을 허용했는지’를 추궁했다. 그러자 베자르 전 디렉터는 “딸은 여성들이 자동차에 관해 대화하는 공간을 원했지만, 가입 이후 성희롱 댓글을 받으며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본인이 재직했을 때도 안전 문제를 모두 해결하진 못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피해는 결과를 0으로 만들기 위해 푸는 수학 공식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메타 재직 기간 중 일부 시기에는 내부 자원 일부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 29개 주가 메타를 상대로 제기해 진행되는 연방 재판으로, 우선 캘리포니아·콜로라도·켄터키·뉴저지 등 4개 주 정부가 주도하고 나머지 주 재판은 추후 진행된다. 저커버그 CEO도 이번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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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