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주 해안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이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일시적인 개방 조치로 해소되는 듯했던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하루 만에 다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란 군 당국이 해협에 대한 ‘엄격한 관리’ 재개를 선언하며 통행을 사실상 봉쇄함에 따라, 전쟁 종식을 기대하던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이란군 중앙사령부가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이 이전 상태로 복귀했다”며 “군 당국의 엄격한 관리와 통제하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해협을 재개방하고 수십 척의 상선이 통과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결정이다.
이란 측은 이번 조치의 원인으로 미국의 지속적인 항구 봉쇄를 지목했다.
이란 국영 TV는 미국의 봉쇄가 풀리지 않는 한 해협의 정상적인 이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이날 해협 인근에서는 군사적 마찰이 목격됐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고속정들이 오만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을 추격하며 무선 경고 없이 발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선박들이 급히 항로를 변경하는 등 해상 물류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전쟁 발발 이후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텔레그램을 통해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그는 “우리 해군은 적들에게 새로운 패배의 쓴맛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며 미군을 직접 겨냥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평화 협정 체결이 매우 근접했다”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근접한 고농축 우라늄을 포기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란 외무부는 “우라늄을 외국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국 간의 실질적인 평화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파키스탄의 중재로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차관은 “협상 프레임웍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다음 회담 날짜를 잡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의 태도가 모순적이라고 비판하며, 실패할 것이 뻔한 회담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과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중동 각국을 돌며 중재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나,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과 ▲이란의 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을 두고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