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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석유 제재 풀린다… 글로벌 석유시장 재편 신호탄 되나 [美-이란 종전 합의]

美, 19일 서명이후 석유판매 허용

금융·해상운송·보험도 제재 면제

핵합의 이행을 위한 보상책 성격

이란 석유 값싸게 쓰던 中은 타격

브렌트 석달 만에 80달러 아래로

16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 앞 호르무즈해협 해상으로 선박들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60일의 협상 기간 이란의 석유 수출을 허용하는 임시 제재 면제조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악시오스 등 미국 매체들은 16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19일 서명식 직후 이란의 석유 판매 및 금융 결제, 해상 운송, 보험 등 관련 서비스 분야의 기존 제재를 면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 아라비야는 16일 “미국은 최종 합의를 향한 협상이 진척되는 데 따라 동결되거나 사용이 제한된 이란 자산을 해제해 완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이 MOU에 담겼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란의 해외 자산에 대한 금융동결 해제는 종전협상의 진전에 따라 단계별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19일 서명식 이후 60일 동안 휴전과 동시에 최종 종전·비핵화 협상을 진행한다. 서명식은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다.

한편 이날 브렌트유는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최대 패자는 중국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조치가 풀리고 석유 판매 관련 제재 역시 해제되면 고공행진을 이어간 글로벌 유가도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러시아 등 산유국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게 된다. 현재 미국의 제재 속에서 이란이 원유 수출량의 90% 이상을 중국에 할인된 가격으로 수출해 왔다. 싼 유가를 누려오던 중국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있다. 기존 국제 석유시장 구도와 운용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이란이 전쟁으로 파괴된 생산시설과 정지됐던 유전을 재가동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몇 달 이상씩의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되면 이란에는 원유 수출을 통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예상된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 4위, 생산량은 세계 5~6위를 기록하고 있다.

석유 수출을 통한 경제적 회복이 진행되면 이란의 군사력 증대,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등 중동의 이란 대리세력에 대한 지원 활동 강화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대이란 제재 해제에 대한 우려 속에서 이 같은 제재 완화가 ‘성과에 기반한 보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핵무기 포기, 농축 우라늄 처리,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 등 합의사항을 준수해야만 MOU에 명시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과에 기반한 단계적 보상’ 강조

J D 밴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할 경우 이란에 혜택이 있을 것”이라며 “이란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 협상에 따른 어떤 혜택도 누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농축 물질을 무력화하며 호르무즈해협의 자유항행을 방해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합의를 이행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은 협상을 재촉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 수도 있다. WSJ는 미국은 이란 중앙은행이 지정된 용도로 쓸 수 있도록 일부 자산 접근을 허용할 의사가 있다면서 최종 핵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일부 자산을 풀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79년 첫 대이란 제재 후 1984년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1990년대에는 이란의 에너지 부문에 투자하는 제3국 기업까지 처벌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밀어붙였다. 2000년대 이후 이란이 우라늄 농축 등 핵개발을 본격화하며 미국은 고강도 금융제재를 이어갔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 핵합의(JCPOA)가 타결되면서 일부 제재가 해제됐고, 석유 수출도 재개됐다. 그러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때 미국은 JCPOA를 파기한 뒤 이란에 대한 석유수출 차단 등 제재를 강화했다.

한편 트럼프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종전 MOU에 대해 “며칠 내로 언론에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이 정확하게 보도할 수 있도록 내용을 단어 하나씩 내가 읽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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