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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다가오는데…" 유럽, 난방용 천연가스 부족

[파이낸셜뉴스]

유럽이 이란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여름철 천연가스 확보를 게을리해 올겨울 난방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22년 8월 25일(현지시간) 독일 헤르네의 신설 가스 화력발전소. AFP 연합

유럽의 겨울철 난방용 천연가스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 전쟁이 신속하게 끝나면 가격이 떨어질 것이어서 일단 기다리자고 결정한 것이 심각한 패착이었음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가스 저장시설이 현재 최소 15년 만에 가장 낮은 65%만 채워져 있다면서 올겨울을 나는 것이 어렵게 됐다고 보도했다.

유럽 업체들은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으로 가스 구입을 미뤄왔다.

그러는 사이 LNG 가격은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올겨울 이전 이란 전쟁이 끝날 것이란 기대감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교전 재개로 퇴색하고 있다.

유럽 업체들은 겨울철을 앞두고 가격이 더 뛰는 가스 시장에 뛰어들어 아시아 업체들과 입찰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스위스 에너지 거래 업체 MET 그룹의 서유럽 가스 부문 책임자인 시몬 투리는 “유럽이 역대 가장 낮은 가스 저장량 속에 겨울을 맞게 됐다”면서 “시장에서는 마치 이게 괜찮다는 듯 가격이 책정돼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가격이 겨울철을 앞둔 유럽의 가스 재고 부족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지나치게 안일하게 책정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무언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가격이 뒤늦게 폭등하든지, 아니면 대대적인 난방 제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다.

유럽연합(EU)의 잘못된 정책 판단도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가스 대란을 겪었던 유럽은 11월 1일 전까지 가스 저장고를 최저 90%는 채우도록 강제했다가 올해 이를 80%로 완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가 임박했다며 계속 바람을 잡은 것에 현혹돼 이런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

다만 유럽도 우크라이나 전쟁 4년 동안 일부 면역이 생긴 덕에 충격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스 소비가 2022년 이후 약 20% 감소했다.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충하면서 가스를 태우는 화력발전소 가동률이 낮아졌다. 또 공장들은 가스 효율을 높였고, 그렇지 못한 곳은 문을 닫았다. 각 가정도 난방 온도를 낮췄다.

한편 가스 부족이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벨기에 브뤼셀의 싱크탱크 브뤼겔 소속 에너지 애널리스트 벡 맥윌리엄스는 “90% 목표는 2021년 당시 기준”이라며 과거처럼 가스 저장고를 가득 채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이어질 ‘슈퍼 엘니뇨’도 난방 걱정을 일부 덜어줄 전망이다. 엘니뇨 덕에 유럽의 올겨울은 예년보다 따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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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