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연장 협상 후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현재 발효 중인 휴전 상태를 3주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고위급 회담에서 현재 발효 중인 휴전 상태를 3주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17일 발효돼 오는 27일 만료 예정이었던 10일간의 초기 휴전을 연장한 것으로, 양국 간의 전쟁 종식을 위한 중대한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와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 간의 만남이 “매우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주 이후 양국 간 열린 두 번째 고위급 협상이다.
미국 측에서는 이번 회담에는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대사, 미셸 이사 주레바논 대사 등 미 외교·안보 핵심 라인이 대거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미국은 레바논이 헤즈볼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며, 조만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직접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운 대통령 측은 이번 휴전 연장과 함께, 지난 3월 2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마을 내 민가 파괴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2일 레바논 대통령실은 이스라엘 공격의 완전 중단 및 군대 철수와 이스라엘 내 레바논 포로 석방, 국경 지역 레바논 정규군 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레바논과의 심각한 영토 분쟁은 없으며 소소한 국경 갈등은 해결 가능하다”면서도, “평화의 유일한 장애물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바논이 이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주권 회복과 독립,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긴장은 여전하다. 헤즈볼라의 고위 관계자 와피크 사파는 “이번 직접 협상을 통해 도달한 어떤 합의도 따르지 않겠다”며 회담 자체를 거부했다.
실제로 휴전 기간 중에도 교전은 이어져 지난 22일 레바논 남부를 취재하던 유명 기자 아말 칼릴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구조 현장에 접근하던 구급차를 향해 총격이 가해지는 등 정전 위반 사례가 보고됐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를 유지해 온 양국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만으로도 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다. 레바논 정부는 이란이 ‘지역 전쟁 종식’을 미·이란 협상의 조건으로 내건 것과 별개로, 독자적인 대표권을 주장하며 평화 정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국경 너머 레바논 남부 10km 지점까지 완충 지대를 점령하고 있으며, 이번 휴전 연장 기간 동안 양측이 항구적인 평화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