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2주 앞두고 시위 집결
“코인 몰두·서민경제 외면” 성토
팻말 든 뉴욕시민 사전투표 독려
포괄적 이민개혁 요구까지 분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노 킹스’ 집회에 시위대가 모여 있다. 이날 행사는 반트럼프 진영이 마련한 투표 독려 집회 ‘보트페스트(VoteFest)’로 기존 거리 시위를 중간선거 투표 참여 운동으로 연결하려는 취지다. 이에 시위는 대체로 사전 투표를 독려하는 데 집중됐다.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투표가 우리의 힘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워싱턴스퀘어파크. 뉴욕대(NYU) 인근에 자리한 워싱턴스퀘어 개선문 아래로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트럼프는 당장 물러나라(Trump Must Go Now)’는 검은색 팻말이 곳곳에서 흔들렸고, 자유의 여신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그림도 등장했다. 미국 중간선거를 2주 남짓 앞두고 반트럼프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왔다. 그러나 이날 집회의 핵심 구호는 ‘투표하라’는 것이었다.
이날 행사는 반트럼프 시민운동인 ‘노 킹스(No Kings)’ 진영이 마련한 투표 독려 집회 ‘보트페스트(VoteFest)’였다. 기존 거리 시위를 중간선거 투표 참여 운동으로 연결하려는 취지다.
■ “2주 뒤 투표로 왕관 벗길 것”
이날 가장 큰 호응을 받은 연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였다. 샤프턴 목사는 “백악관에 자신이 왕이라는 환상에 빠진 사람이 있다”며 “우리는 흑인과 백인, 라틴계와 아시아계, 성소수자까지 모두 함께 모여 미국에는 왕이 없다고 선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의 투표권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며 권리를 빼앗기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프턴 목사는 경제 문제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이 오르든 말든 암호화폐로 돈을 버는 데만 관심이 있다면 서민들의 생활비 문제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킹스 운동이 당신 머리의 왕관을 벗겨 국민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외치자 참석자들은 “노 킹스”를 연호했다.
■”손에 무엇이 있나…투표용지다”
집회 현장에서는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반복됐다. 뉴욕시 공익옹호관인 주마니 윌리엄스는 네 살 딸을 언급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인권운동의 시대에 살았다면 무엇을 했을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시민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윌리엄스는 참석자들에게 “당신 손에 무엇이 있는가”라고 거듭 질문한 뒤 “지금 우리 손에는 투표용지와 투표권이 있다. 투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집회는 정치적 분노와 풍자가 뒤섞인 축제 분위기였다. 한 참가자는 성조기 색상의 옷에 ‘노 킹스’라는 문구를 새기고 ‘자유(Liberty)’라고 적힌 대형 팻말을 들었다. 또 다른 참가자들은 부유층을 풍자하는 복장을 입고 ‘투표하지 마라. 모든 것이 지금 그대로 괜찮다’는 역설적인 문구로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시민은 ‘트럼프는 자신이 왕이라고 생각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현장에는 ‘1776년 이후 왕은 없다’, ‘트럼프를 몰아내자’ 등의 구호도 등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여성은 “트럼프 정책에 반대해 여기에 왔다”며 “우리는 모두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인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한인 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계열의 이민자 권익단체 관계자들은 ‘포괄적 이민개혁을 지금 당장(Comprehensive Immigration Reform Now)’이라는 현수막을 펼쳤다. 행사 공동위원장인 제니퍼 라인골드는 “우리는 특별한 인맥이 있어서 이 자리에 나온 사람들이 아니다. 평범한 시민들이지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다섯 명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유권자 등록을 확인하고, 사전투표 계획을 세우고, 친구와 함께 투표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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