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규 유·가스전 19곳
매장량도 2013년의 10% 미만
중동 의존 낮추고 공급원 다변화해야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로 발견된 유전과 가스전이 19곳에 그쳐 4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비용 상승과 탈탄소 압박으로 탐사 투자를 줄인 영향이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신흥국 인구 증가로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미래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미국 비영리단체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정 규모 이상인 유·가스전의 2025년 신규 발견 건수는 19건으로 1980년 이후 가장 적었다. 추정 매장량도 정점이었던 2013년의 10분의 1을 밑돌았다.
최근 20년간 신규 발견 매장량이 급증했던 해에는 대부분 중동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30%도 중동에서 나왔다. 최근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조달처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신규 발견 감소에는 글로벌 석유기업의 투자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 유럽과 미국의 석유 메이저들은 2020년 이후 환경단체와 투자자들의 압박에 대응해 자금을 재생에너지로 돌렸다. 영국 셸의 지난해 탐사 비용은 11억달러로 10년 전의 5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IEA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유·가스전 상류 개발 투자액은 약 5400억달러로 10년간 40% 가까이 줄었다. 자재 가격 상승으로 탐사 비용이 높아지자 기업들은 위험 부담이 큰 신규 개발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기존 유·가스전 확장을 우선하고 있다.
탐사 난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저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육상 지역이 줄면서 신규 사업의 상당수가 심해와 해상으로 이동했다. IEA는 광구를 확보한 뒤 생산을 시작하기까지 평균 20년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유·가스전 발견 감소가 이어지면 향후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신흥국의 인구 증가와 선진국의 AI 보급으로 전력 소비가 늘면서 화석연료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IEA는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유·가스 개발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에너지 안보가 부각되면서 석유 메이저들이 다시 화석연료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영국 BP는 지난해 감산 장기 목표를 철회하고 상류 개발에 연간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엑손모빌도 2030년까지 화석연료 생산량을 2024년보다 최대 30% 늘릴 계획이다.
다만 신규 탐사는 성공 가능성이 낮아 투자 확대가 생산 증가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중동 이외 지역의 자원 개발과 함께 원자력·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에너지 공급원을 분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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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