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만만하게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되고, 정권 교체·비핵화 등 기대했던 성과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면서, 전임자들처럼 ‘이란 정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판’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상대의 성향을 꿰뚫어 보고 약점을 이용하는 데 능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란 지도부가 그를 계속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에 여전히 기대를 하고 있지만, 전쟁 초 같이 여유로운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그는 지난달 31일 “그들은 항상 대화하고 싶어 하지만 너무 자주 약속을 어긴다.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나를 화나게 하는 것뿐”이라며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이란에 불만을 내비친 바 있다.
이와 관련,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기간 동안 이란 지도부를 향해 ‘미치광이’, ‘합리적인 사람들’, ‘미친놈들’, ‘매우 영리하다’, ‘완전히 미쳐 있다’며 계속 다르게 평가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케네스 폴락 정책 담당 부소장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를 가장 이해하지 못한 대통령일 수도 있다”며 “여러 측면에서 그는 이란을 둘러싼 미국의 좌절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보다 이란과의 합의를 원했던 대통령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강한 무력을 사용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어느 쪽도 그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동 외교 전문가 데니스 로스 역시 “우리가 이란을 이해하는 것보다 이란이 우리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서둘러 끝내려는 조급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오히려 이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NYT는 “이란과의 ‘대타협’을 꿈꿨던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공통적으로 겪었던 좌절을 트럼프 대통령도 그대로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란과 인질 협상을 시도하거나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는데, 이를 짚은 것이다.
물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체결해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 받기도 했으나, 이 역시 양국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란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서방, 반미, 반이스라엘 기조를 유지해 오면서 미국에 우호적인 인사가 대통령에 오르더라도 미국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그 거리가 더 멀어졌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전 말로니 부소장은 “수십년 동안 미국 정책 결정자들이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강한 이념적 신념과 제도화된 권력 구조를 일관되게 과소평가해 왔다”며 “이번 전쟁으로 이란의 종교·군부 지도부의 권력은 오히려 강화됐고, 이란 내 실질적인 대안 세력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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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