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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화 이어 원화·위안화도 환율 방어 대상 시사

베선트 “엔저로 원화도 약세

亞 통화 안정 위해 엔화 매수”

아시아 환율 관리 중요성 강조

美도 원화 급락이 경제적 부담

원·달러 환율 8원 내린 1425.5원

【파이낸셜뉴스 뉴욕·서울=이병철 특파원 김경민 기자】미국이 일본과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계기로 환율 방어 대상을 엔화를 넘어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까지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엔화 약세가 원화와 위안화로 확산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한국 외환시장 안정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동시에 일본에는 금리 정상화와 재정 건전성을 요구하며 추가 공동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베선트는 4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엔화가 상당히 약세를 보인다면 다른 통화들도 그 뒤를 따라갈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고 많은 사람은 중국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지나치게 약했던 엔화였다”며 “안정적인 엔화 가치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도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화도 약세를 보이고 중국 역시 위안화 절상에 소극적이 된다”고 말했다. 미일의 공동 엔화 매수가 아시아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원화 안정 역시 자국의 경제적 이해와 직결되는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 미국과 경제 협력 확대와 약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투자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달여 만에 100원 넘게 급락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8.0원 내린 1424.5원에 마감했다.

미국은 추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달러 매도를 포함해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이번 공동개입에서 달러를 직접 매도하지 않고 엔화 매수·유로 매도 방식을 택한 것은 강달러 정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주요 7개국(G7) 가운데 다른 국가들도 공동개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의향을 가진 나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일본의 환율 방어를 위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해외 중앙은행 대상 달러 유동성 지원 제도인 ‘FIMA 레포’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일본이 외환시장 개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현재 거래 상대방당 600억달러인 FIMA 레포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연준과 협의 중이다. 베선트도 “연준이 레포 규모 확대를 검토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며 “바로 이런 상황을 위해 마련된 제도”라고 언급했다.

FIMA 레포는 해외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연준에서 달러를 빌릴 수 있는 제도다. 한도가 확대되면 일본은 약 1조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시장에 매각하지 않고도 달러를 조달해 엔화를 방어할 수 있다. 이는 엔화 안정뿐 아니라 최근 장기 국채금리 급등으로 불안한 미국 국채시장에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도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일본의 정책 전환도 압박하고 있다. 베선트는 “15년간 이어진 경기부양은 역할을 마쳤다”며 “이제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가 아니라 다카이치노믹스(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경제정책)의 시대다. 환율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결국 정책”이라며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과 재정 건전성 확보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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