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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하루 앞두고 미군의 참여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대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군사 자원이 중동에 집중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이유로 70년 넘게 이어진 한미연합훈련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들의 안보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미군의 참여를 “대폭 축소(substantially reduce)”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비핵화에 우리와 함께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하면서 북한은 자신의 재임 기간 “위협적이지 않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오래전에 한국과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이 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을 늘 그렇듯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연합훈련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온 국가에 완전히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훈련을 전면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헤그세스 장관에게 미국의 참여 규모를 대폭 줄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인 1955년부터 70년 넘게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 시작을 불과 하루 앞두고 나왔다. UFS는 17일부터 11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미 국방부가 실제 훈련 규모와 병력을 어느 정도 축소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국방부도 당혹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군 1만8000명과 주한미군 2만8500명 가운데 일부 병력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UFS는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드론과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다양한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을 북한 침공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특히 한미연합군사령부 관계자는 지난주 이번 훈련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참전해 실전 경험을 쌓은 북한군과의 전투 상황도 모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군사 자원을 중동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은 일부 핵심 무기의 재고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아시아에 배치됐던 군사 자원의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중국과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군사력을 계속 투입할 의지가 있는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미 공군 제89공수비행단장 크리스토퍼 M. 로빈슨 대령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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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