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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73% ‘ETF 유동성 공급’ C등급

호가 제시해 괴리율 줄이는 역할

2분기 평가에서 A등급 1곳 그쳐

“등급 낮아도 불이익 없어” 지적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평가에서 C등급 이하를 받은 증권사 비중이 집계 이후 처음으로 70%를 넘었다.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 호가 관리에 실패하며 괴리율이 벌어진 탓이다. 일각에선 ETF 시장이 급성장한 데 반해 LP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ETF LP 평가에서 19곳이 C등급을 받았다. 전체 26곳 중 73.1%에 해당하는 수치다. A등급은 1곳, B등급은 6곳에 불과했다. 1·4분기만 해도 A등급 1곳, B등급 18곳, C등급 7곳으로, C등급 이하 비중은 26.9%에 불과했다.

거래소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10년 1·4분기 이후 C등급 이하가 7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LP 평가가 최저치였던 지난 2020년 2·4분기만 해도 B등급 14곳, C등급 7곳, F등급 1곳으로, C등급 이하 비중은 36.4% 수준이었다.

LP는 ETF 거래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맡는다. 거래소는 의무 이행도(40%), 적극성(20%), 평균 스프레드(20%), 평균 호가 수량(20%)을 기준으로 매분기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등급은 A(매우 우수), B(우수), C(보통), F(미흡) 등 4단계로 나뉜다.

증권가에선 변동성이 심화된 상황에 지난 5월 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하면서 괴리율이 확대된 점을 등급 하락 배경으로 꼽는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실제가치의 차이를 의미하는 지표로, 괴리율이 확대되면 투자자들은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ETF 괴리율 초과 발생 건수는 지난 6월 1299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864건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지난 1월만 해도 괴리율 공시는 299건에 불과했고, 중동 전쟁 발발로 증시가 출렁였던 지난 3월에도 688건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루에도 급등락을 오가는 널뛰기 장세에서는 괴리율을 좁히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개장 직후와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시간에는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없는 만큼, 해당 시간대는 거래를 자제하는 등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LP에 대한 관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LP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아도 불이익이 없는 만큼, LP들의 개선 의지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LP 괴리율 관리 의무를 현행 3%(국내)에서 2%로 강화하고, 증권사가 고의·중과실로 괴리율 관리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신규 종목에 대한 유동성공급 업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은 급격하게 커졌지만, 이에 비해 LP 기능은 크게 강화되지 못했다”며 “LP들은 매수·매도 호가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보는 입장인데, 패널티나 유인책이 없다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순자산이나 거래량이 높은 상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관리에서 소외되는 종목도 상당하다”며 “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이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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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