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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들썩이는 반도체株

SK하이닉스 ADR 흥행 기대감↑

메타·마이크론 투자 소식에 투심 개선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반도체 고점론’이 다소 잦아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과 메타·마이크론의 투자 확대 소식이 맞물리자, 시장에선 인공지능(AI) 사이클이 견조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2.52%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0.27% 소폭 하락했다. 장 한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7% 내외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에 막판 상승폭을 줄여나갔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흥행과 메타와 마이크론의 투자 소식이 반도체 전반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SK하이닉스의 ADR 기업공개(IPO)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로 최종 확정됐다. 발행 물량은 ADR 1억7790만주(보통주 기준 1779만주)로, 이번 공모를 통해 총 265억700만달러(약 40조원)를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알리바바(250억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로, 외국 기업의 미 IPO 사상 최대 규모다. 미 IPO 기준으로는 스페이스X(857억달러)이어 두 번째로 크다.

메타와 마이크론의 투자 소식도 들려왔다. 메타는 오는 9월 자체 개발 AI칩 ‘아이리스’ 양산에 돌입하고, 현재 7GW 수준인 컴퓨팅 인프라를 내년까지 14GW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시대에 폭증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35년까지 미국에 2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2000억달러에서 확대된 금액으로, 미국 내 팹과 기술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미국 상장 흥행과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 계획 소식이 연달아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분위기다. 최근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불거지면서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다는 데 힘이 실린 것이다.

간밤 마이크론은 4.54% 상승했고, AMD(5.67%), 인텔 (2.09%), 샌디스크(7.59%)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당순이익(EPS) 급락을 정당화할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캐펙스) 하향, 고대역폭 메모리(HBM) 장기계약 축소, 서버 D램 가격 둔화,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 감소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AI 캐펙스 축소보다 병목 자산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조정에 대해선 “실적 훼손보다 높아진 기대치, 레버리지 ETF 변동성, 저PER 밸류트랩(저평가됐는데도 주가가 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 논쟁이 겹친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DR 상장 흥행이 메모리 업황 변화를 진단해주는 데 한계가 있지만, 그간 냉각됐던 반도체 포함 코스피 전반에 걸친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