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순매수 상위 ETF 1~4위
증권가는 삼전닉스 목표가 상향
미국발 기술주 한파가 국내 반도체 대장주를 덮치면서 ‘삼전·닉스’ 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하루 새 20% 넘게 급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고점 부근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감내한 채 주가 반등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게 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10.18%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7.68% 내렸다. 주가 상승세가 절정을 이뤘던 지난 1일과 비교하면 두 종목 시가총액은 불과 4거래일 만에 644조9173억원이 증발했다.
반도체 투톱 주가가 출렁이면서 관련 ETF를 단기 고점에 담은 투자자들은 수익률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충격이 클 전망이다. 삼성전자 현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5종은 이날 20%대 낙폭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현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5종 역시 16%가량 급락했다.
최근 일주일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ETF를 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위 1~4위에 포진돼 있다. 1위인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를 1조1611억원어치 사들였으며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8293억원)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7433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6296억원)가 뒤를 이었다. 단일종목 상품이 아니더라도 그간 ETF 시장에서 ‘삼전·닉스’ 집중현상이 이어졌던 만큼 관련 ETF 투자자들도 손실을 떠안게 됐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를 편입하고 있는 국내 ETF는 229개로, ETF 편입 추정액은 51조554억원이다. SK하이닉스를 담고 있는 ETF는 213개로, 편입 추정액은 46조2661억원이다. 국내 ETF 시장 전체 순자산이 약 500조원임을 감안했을 때 단 두 종목의 ETF 편입금액(97조3215억원)이 전체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반도체 레버리지 ETF의 이날 하루 하락률은 18%대에 육박했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18.73%) △TIGER 200IT레버리지(-18.51%) 등이다. 두 상품의 SK하이닉스 비중은 40%를 웃돈다.
반도체 대장주의 급락은 지난 주말 미국 증시 기술주 매도 충격의 여파다.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상 우려를 부추겼고, 브로드컴 실적 전망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10.3% 하락 마감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단기 조정으로 보고 실적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49만원에서 53만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가를 31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상향했다.
에이전트 AI 서버의 메모리 요구량이 늘어난 가운데 범용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 추정치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에이전트 AI 시대에 중앙처리장치(CPU)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단일 AI 추론 서버에 필요한 D램 용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AI 시대 강력한 메모리 수요와 산업구조 변화가 메모리 기업의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