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목적 규정·예외범위 허용 등
시장 상황 분석하며 내부 검토 중
실수요 경계 모호한 사례 상당수
과도한 규제 논란 피하기 어려워
6·3 지방선거 이후로 잠정 연기한 비거주 1주택 대출규제 방안을 놓고 금융당국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서 출발한 비거주 1주택 대출규제는 투기 목적을 어떻게 규정할 지와 예외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지를 놓고 내부 검토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6·3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한 원인으로 6·27 및 10·15 부동산 대출규제가 지목됨에 따라 당분간 여론을 주시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비거주 1주택 대출규제 방안과 관련된 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준비는 하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할 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 대출규제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현황 파악과 아이디어 취합을 거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부동산 규제의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면서 금융당국도 추가 대출규제에 속도를 내기보다 당분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이나 전문가들은 4·1 다주택자 대출규제가 규제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을 막지 못한 데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는 ‘과도한 규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투기성 비거주 1주택 규제방안을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비거주 1주택은 집이 하나인데 정부가 가질 자격 유무를 판단해 주겠다는 것이 불합리하다”면서 “예외를 인정해준다 해도 어떤 경우는 실거주하지 않아도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게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금융권 관계자도 “최근 비거주 1주택 규제 관련 금융당국의 자료 요청이 뜸해졌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려울 것 같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수도권 규제지역의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모를 통해 현황만 파악했을 뿐이다. 투기성 비거주 1주택자를 어떻게 정의할 지, 규제 범위를 포지티브 혹은 네거티브로 할 지는 3개월째 내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는 아직 진행되지 못한 상태다.
금융위에 따르면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의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모는 약 9조2000억원, 5만9000건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에 자녀교육, 지방근무, 부모봉양 등 비투기 목적의 실수요자가 많은 만큼 예외규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은 투자 목적과 실수요의 경계가 모호한 사례가 많고, 실제 실수요자라도 서류로 입증하기 어려운 케이스가 상당수”라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실수요자 보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