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비거주 1주택자에 내년부터 금지
내년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하고도 한 번도 거주하지 않은 ‘투기성 비거주 1주택자’는 전세대출 연장이 막히고 신규 대출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한 뒤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금융당국은 실거주 기간에 대한 기준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실거주 기간을 두고 시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수도권·규제지역 대상…갭투자 차단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는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된다. 은행 전세대출은 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 등의 보증을 바탕으로 취급돼 보증이 중단되면 사실상 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현재는 다주택자와 투기지역·투기과열지역에서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 등을 대상으로 전세대출을 제한하는데, 이 범위를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까지 넓혔다.
정부는 실거주 목적 없이 타인의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를 투기라고 봤다. 본인 또는 배우자가 해당 주택에 과거에 한 번이라도 실거주한 이력이 있거나, 가족에게 전세를 준 경우에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전세대출은 신규대출과 만기연장 모두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법적 의무에 따라 실거주가 예정됐거나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대출 상환이 어려운 경우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허용된다.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 비율도 축소
내년 1월부터 거주, 비거주와 관계없이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은 더 줄어든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80%, 그 외 지역 90%인 보증비율을 각각 10%p 낮춰 70%, 80%로 조정한다.
실수요 기준을 광범위하게 넓히며 직장이나 자녀교육 등을 이유로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 1주택자들의 불편은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실거주 기간엔 별도로 기준을 두지 않아 시장의 혼란도 예상된다. 금융위는 단 1일이라도 거주한 적이 있다면 실수요로 본다고 밝혔지만, 이 경우 주민등록법 위반 등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형식적 전입을 통해 규제를 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위해 딱 하루만 주소 이전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지만 주민등록법 위반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져야 하는 만큼 그런 사례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전면 금지되는 만큼 기존 전세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출 만기 연장을 못해 직접 거주를 선택할 경우 현재 해당 주택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은 집을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약 6만건, 9조30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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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미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