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 대책
은행별 총량 초과 수준 ‘제각각’
정책대출·자체대출 배분도 관건
실수요자 체감까지 시간 걸릴 듯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기존 1.5%에서 3.0%로 확대하면서 대출처를 찾지 못해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으로 밀려난 이른바 ‘대출난민’의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은행권의 신규 대출 여력이 늘면서 고금리 대출로 밀려난 실수요자들의 부담도 일부 완화될 수 있어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지역별 가계대출 잔액은 328조2159억원으로 올 들어 11조381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7922억원으로, 5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증가폭을 넘어선 셈이다.
특히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 중 약 44%(4조9818억원)가 서울·경기 지역에서 발생했다. 서울은 3조823억원, 경기는 1조8995억원 늘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상호금융의 증가액이 7조3074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새마을금고 2조5418억원, 신용협동조합 1조601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주택 관련 대출로 좁혀봐도 수도권의 증가폭이 컸다. 지난 5월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148조121억원으로 올해 들어 14조1008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서울·경기 지역에서 5조8308억원 증가했다.
올 들어 주요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일환으로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규 취급을 제한해 왔다. 이에 주택 매매 일정에 맞춰 당장 자금이 필요한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은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에 이날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높인 만큼 당분간 급한 자금 수요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고금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12.80%로 시중은행과 비교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상호금융의 평균 금리는 연 4.6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4.50%였다.
다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 완화가 실수요자의 대출 여건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가 상향 조정됐다고 해서 곧바로 은행권의 대출 규제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늘어난 총량을 정책대출과 은행 자체 대출에 어떻게 배분할지에 따라 추가 대출 여력이 달라지는 데다 은행별로 그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오는 14일부터 은행별 총량 규모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총량이 늘었다고 곧바로 대출 한도가 확대되거나 중단했던 대출이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며 “은행별로 총량 초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추가 대출 여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당장은 시급한 자금 수요를 해소할 순 있겠지만 차주들이 대출 문턱이 낮아졌다고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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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