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물로 고금리 부담 완화 전략
금리 하향 조정 때 차환 기회 노려
시장 금리변동에 과잉 노출 ‘약점’
만기 분산 차원 중장기물 가능성↑
카드사들이 고금리 부담을 피해 단기 조달을 택하고 있다. 장기간 높은 금리를 부담하기보다 단기물로 자금을 확보한 뒤 금리가 낮아질 때 차환하려는 전략이다. 기업어음(CP) 활용도 키우고 있으나 만기가 몰릴 경우 차환 리스크가 확대되는 만큼 자금조달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지난 9일까지 발행된 카드채의 평균 만기는 32.2개월로 집계됐다. 이를 환산하면 약 2년8개월이다. 같은 기간 2024년(3년9개월), 2025년(3년6개월) 대비 단축됐다.
지난 7월부터 긴축적 금리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발행사 입장에선 대개 신규 발행 채권의 만기를 짧게 설정하려는 유인이 크다”고 전했다.
가령 5년물을 발행한다면 이 기간 내내 높은 조달금리가 고정되지만, 1~2년 정도라면 향후 금리 인하기가 찾아왔을 때 하향 조정된 금리로 차환(기존 만기 채권 상환)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일 여전채 3년물(AA+) 금리(5개 평가사 평균)는 4.520%에 달했다. 전월 초(4.333%) 대비 약 19bp(1bp=0.01%p) 오른 수치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를 웃돌고 있기도 하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4.554%, 5.763%로 카드사엔 부담이 더 크다.
카드업계는 기업어음(CP) 손도 빌리고 있다. 통상 만기가 1년 이내로 단기 카드채보다 짧은데다 발행 절차도 간소하다.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직권으로 발행을 결정할 수 있다.
최근 한 달 간(9일 기준) 카드사의 CP 발행금액은 1조850억원이었다. 2024년(8900억원), 2025년(7400억원) 동기 대비 각각 21.9%, 46.6% 확대됐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이 사업 자금을 마련하려면 채권시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범위에서 제외하면서까지 카드사들에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취급을 주문하면서 자금 확보 유인이 더 커졌다.
문제는 단기물만 찍다보면 만기 도래 주기가 짧아지고, 상환 시점이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다시 차환을 해야 하는데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보다 높은 비용을 치르면서 이를 메워야 하는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시장금리 변동에 자주 노출된다는 게 약점인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연말이나 내년 초엔 보다 긴 만기의 카드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금리가 오르고 있는데다, 장기금리는 더 높다보니 단기 차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한꺼번에 만기를 맞지 않기 위해 분산 차원에서 중장기물 발행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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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