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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에 NXT서 급반등
주당 150만~160만원대…개인 투자 접근성 부담
삼성전자도 249만원서 50대 1 분할…소액주주 급증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라는 파격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음 행보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주가가 150만~160만원대까지 올라 개인투자자의 진입 부담이 커진 만큼 액면분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과거 삼성전자가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로 주가가 크게 오른 뒤 5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한 전례가 있어 SK하이닉스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40조원 자사주 전량 소각…예상 뛰어넘은 주주환원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75% 하락한 15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과 외국인 매도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장 마감 이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하자 넥스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 낙폭을 대부분 만회해 전일 대비 2.29% 내린 16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 종가와 비교하면 8.27% 반등한 수준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실제 주주환원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강한 주가 방어와 재평가 재료”라며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른 유통주식 수 감소는 주당순이익(EPS) 증가와 주가수익비율(PER) 하락으로 이어져 저평가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보통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한다. 지난 18일 종가 166만2000원을 기준으로 취득 예정금액은 40조43억4000만원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한다. 취득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다. 회사는 취득을 마친 뒤 1~2주 안에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규모는 증권가의 예상도 뛰어넘었다. 하나증권은 당초 올해 SK하이닉스의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40조~60조원, 이 가운데 자사주 매입을 20조~30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실제 발표된 자사주 매입 규모만 40조원에 달한 데다 추가 환원책도 예고돼 전체 주주환원 규모가 기존 전망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40조원 자사주 취득은 주주 입장에서 분명히 긍정적”이라며 “예상했던 20조~30조원의 자사주 매입 규모를 상회했고 추가적인 환원정책도 공유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규모를 웃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전날 대비 5.80% 하락한 6471.17에 거래 마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등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제공
■150만원 넘은 주가…액면분할 요구 커지나
주주환원 확대와 함께 높은 주당 가격도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날 SK하이닉스의 정규장 종가는 150만원, 애프터마켓 종가는 162만4000원이다. 개인투자자가 1주를 사는 데만 150만원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주당 가격을 낮추는 방법이다.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당 가격은 같은 비율로 낮아져 시가총액에는 변화가 없다. 대신 개인투자자의 진입 문턱을 낮추고 거래 활성화와 유동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주의 가격이 수십만원, 수백만원과 같이 너무 높으면 개인투자자가 매수하기에 부담이 크고 거래량도 낮은 수준에 머무른다”며 “액면분할을 통해 1주당 가격을 낮추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거래도 활발해져 수급 규모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과거 삼성전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삼성전자는 2018년 1월 50대 1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당시 이사회 결의 전일 종가는 249만원으로 높은 주당 가격에 따른 투자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2017년 실적 개선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액면분할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액면분할 이후 투자자 저변도 빠르게 확대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250만원 안팎에서 5만원 내외로 낮아졌고 소액주주는 2017년 말 14만4283명에서 2018년 반기 말 62만7549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거래량도 액면분할 이후 크게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주가가 150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에서 당시 삼성전자와 닮은 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을 결정할 당시 잉여현금흐름(FCF)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SK하이닉스도 이번에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처럼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강화로 주가 수준 자체가 크게 높아진 기업의 액면분할은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이기보다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과거 삼성전자 사례처럼 개인투자자의 접근성과 주식 유동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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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