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동거 장려 최대 100만엔 지원
고령 1인가구 위한 시니어 셰어하우스
일본의 다양한 정책 실험 눈여겨 봐야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일본이 급증하는 독거노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모·자녀 동거 지원금부터 지역사회 돌봄망 구축, 시니어 셰어하우스 확대까지 다양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한국 역시 독거노인이 빠르게 늘고 있어 일본의 대응 사례가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50년 전체 가구의 44.3%가 1인 가구가 될 전망이다. 특히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남성 450만명, 여성 633만명으로 총 1083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현재 독거노인 상당수는 자녀나 형제자매 등 가까운 가족이 존재하지만 앞으로는 평생 미혼이나 무자녀 상태로 노후를 맞는 고령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 독신 남성의 미혼율은 2020년 33.7%에서 2050년 59.7%로 상승하고 여성 역시 11.9%에서 30.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일본 사회가 ‘가족 없는 노후’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독거노인 증가는 곧 노인빈곤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생활보호(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23년 기준 199만명으로 2000년(103만명)의 두 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특히 수급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2000년 37%에서 2023년 53%로 상승했다. 현재 생활보호 수급자의 절반 이상이 노인인 셈이다. 일본 정부가 연금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저연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생활보호 의존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며 최소소득보장과 주거수당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지방정부들은 독거노인 증가를 막기 위해 가족 동거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가나가와현 아쓰기시다. 아쓰기시는 고령자 독거율이 16.8%로 지역 내 최저 수준이다. 시는 자녀 세대가 부모와 동거할 경우 최대 100만엔(약 973만원), 근거리 거주를 선택하면 최대 80만엔(약 778만원)을 지원한다. 주택을 구입하거나 개보수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2018~2021년 4년 동안 122건의 지원이 이뤄졌고 372명의 인구 유입 효과를 거뒀다.
지역사회 전체를 활용한 촘촘한 돌봄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도치기현 하가정에서는 상점, 우체국, 택시회사 등 47개 사업장이 참여해 독거노인의 이상 징후를 살핀다. 우편물이 장기간 쌓여 있거나 커튼이 계속 닫혀 있는 집을 발견하면 즉시 행정기관에 알린다.
도쿄에서는 시니어 전용 셰어하우스도 등장했다.
비영리단체 생애현역하우스는 지난 2021년 도쿄 에도가와구에 고령 여성 1인 가구 전용 셰어하우스를 개설했다. 구청은 빈집 물건 소개와 리모델링 비용 일부를 지원했으며 현재 60~70대 여성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직면한 독거노인·노인빈곤·고독사 문제는 수년 뒤 한국이 맞닥뜨릴 미래일 가능성이 높다”며 가족 돌봄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동거·근거리 거주 지원, 지역사회 돌봄망, 주거 지원, 노후소득 보장 등을 포괄하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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