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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세탁책 뽑는 줄 알면서도…" 강남 호텔서 빗썸 계정 넘긴 20대 [사건실화]

월 배당 고수익 광고 뒤에 숨은 사기

피해자 거액 송금하자 자금 세탁

시작은 한 달 전 강남 호텔 밀실 거래

법원 “필수적 역할 담당…실형 불가피”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월 배당 펀드에 가입하시면 원금은 확실히 보장되고, 연 11~14%, 매월 1.1~1.4%의 배당금이 꼬박꼬박 지급됩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세요!”

화면 속 설명은 누구나 솔깃할 내용이었다. 그래프와 화려한 자막이 곁들여지며 “하단 사이트 링크로 접속해 가입만 하면 대리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투자 정보가 흘러나왔다.

방송을 본 투자자 A씨는 망설임 없이 안내된 투자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리고 지난 2025년 7월 27일 지정된 계좌로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333만4000원이라는 거금을 송금했다.

하지만 A씨가 접속한 사이트는 실제 투자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허위 사기 사이트였다. A씨가 보낸 거액의 투자금은 그 즉시 점조직 형태의 리딩방 사기 조직이 관리하는 여러 계좌를 거쳐 흔적도 없이 세탁되기 시작했다. 이 정교하고 치밀한 자금세탁의 시발점은 한 달 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 이미지

강남구 호텔에서 이뤄진 위험한 거래

2025년 6월 27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호텔. 피고인 B씨(29)는 이곳에서 리딩방 투자 사기 조직원 C씨를 만났다. C씨는 B씨에게 사기 피해금을 세탁하는 데 사용할 은행 계좌와 대포폰 등을 넘겨 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의 명의로 넘겨진 수단들이 범죄에 악용될 것임을 알면서도 B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사기 조직이 편취한 범죄 수익금을 인출하고 세탁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일종의 ‘자금세탁책’ 역할을 사실상 자처한 것이다.

B씨는 현장에서 자신의 신분증과 계좌번호, 일회용 비밀번호(OTP),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넘겨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미리 준비해 간 대포 유심을 조직원이 가져온 공기계에 삽입해 ‘대포폰’을 생성하도록 도왔다. C씨는 이 대포폰을 이용해 B씨 명의로 해외 코인 거래소에 일사천리로 가입했다.

B씨가 넘긴 통장은 사기 조직의 자금 세탁 창구가 됐다. 앞서 유튜브 방송 속 속임수에 넘어간 피해자 A씨의 돈을 포함해 총 1억 2000만원 상당의 사기 피해금은 1차 입금 계좌를 거쳐 당일 오후 B씨 명의 계좌로 2차 송금되며 유유히 세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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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기 범행 방조, 죄책 가볍지 않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1단독(정덕수 부장판사)은 사기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 지난 21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행한 역할은 리딩방 투자 사기 범행에서 필수적인 부분으로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으며, 피해 금액이 크고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점,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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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