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사례 등 국외에 훨씬 많아
유해 조사·후손 확인·파묘·반출 등
현지 행정·법적 절차상 여러 난관
“흩어진 정보 지속적인 조사·연구
해외 당국과 협력체계 강화 절실”
한땀한땀 손도장 태극기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대구 북구 대백인터빌아파트에서 열린 ‘광복 81주년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에서 어린이집 원생들이 손도장으로 태극기에 색을 입히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 81주년을 앞두고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 독립유공자 유해가 여전히 200위 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 소재 확인부터 유족 확인, 현지 행정·법적 절차까지 봉환 과정에 여러 난관이 있어 전문적인 조사와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본지가 국가보훈부에 요청해 받은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는 총 241위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50위로 가장 많았고 중국 48위, 멕시코 17위, 러시아 11위, 중앙아시아 8위, 일본 4위, 기타 3위 순이다. 미국과 중국에 안장된 독립유공자는 198위로 전체의 82.2%를 차지했다. 묘소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독립유공자는 통계에서 제외돼 있어 실제 국외에 남아 있는 유해 규모는 241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1946년 김구 선생이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한 것을 시작으로 이어진 국외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 사업은 1975년부터 정부 주관으로 추진되고 있다. 보훈부는 최근 5년(2022년~2026) 간 미국·독일·프랑스 등 6개국에서 12위를 국내로 봉환했다. 그러나 실제 봉환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따른다. 일부는 묘소 위치부터 특정하기 어렵고, 묘소가 확인되더라도 유족이나 이장 권한을 가진 사람을 확인한 뒤 해당 국가의 파묘·이장·유골 반출 등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뒤 이듬해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안 의사의 유해는 중국 뤼순감옥 인근에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1992년 유해발굴 실무추진단을 구성했고, 안 의사의 유해를 찾기 위한 작업은 이어지고 있다.
묘소를 찾고도 국내 봉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사례도 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교·선전 활동에 참여했던 황기환 지사의 묘소는 2008년 미국 뉴욕에서 발견됐지만 국내 봉환은 15년 뒤인 2023년에야 이뤄졌다. 유족이 없어 당시 국가보훈처가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현지 묘지 측과 파묘에 합의하면서 순국 100년 만인 2023년 고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 대동보국회를 설립하고 대한인국민회 총회장을 지내며 독립운동을 펼친 문양목 지사도 지난해 조국을 떠난 지 120년 만에 국내로 봉환됐다. 문 지사는 자녀들이 모두 작고하고 손자 세대만 남아 있어 이장 권리를 행사할 유족이 없었다. 이에 보훈부가 미국 법원에 파묘·이장 청원 소송을 제기했다. 교민 1000여명의 서명서 제출 등 약 1년에 걸친 노력 끝에 법원의 승인을 받아 봉환이 성사됐다.
이처럼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관련 기록과 묘소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워지는 데다, 묘소를 찾은 뒤에도 각종 법적 절차 등으로 봉환이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체계적인 조사·연구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 흩어진 사료와 묘소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축적하고, 현지 조사와 봉환 과정에서 재외공관 및 해당 국가 관계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인갑 서강대 사학과 교수(역사학회장)는 “전문인력 및 예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며 “관련 전문가들의 지속적 연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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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