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법무성이 사형을 집행한 사형수 다카미 나오토(58). 사진=ANN 뉴스 유튜브 갈무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오사카의 파친코점에 불을 질러 5명을 살해한 다카미 스나오 사형수(58)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 일본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은 1년 2개월 만이며 다카이치 내각 출범 이후 처음이다.
21일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히라구치 히로시 일본 법무상은 이날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다카미에 대한 형을 오전 오사카구치소에서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히라구치 법무상은 지난 18일 사형 집행 명령서에 서명했다.
다카미는 지난 2009년 7월 5일 오사카시 고노하나구 자택 인근 파친코점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손님 4명과 직원 1명 등 5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그는 사건 다음 날 경찰에 자수해 체포됐다.
조사 과정에서는 “직장이 도산하고 원하는 일자리도 구하지 못해 자살을 생각했다”며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아무나 함께 죽게 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카미는 지난 2011년 오사카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기소 사실을 인정했다. 유족이 “자신의 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사형을 받는 것이 당연하고 두렵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사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며 “숨지거나 다친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판에서는 다카미의 형사책임능력이 쟁점이 됐다. 변호인 측은 정신질환에 따른 망상의 영향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완전한 책임능력을 인정했다. 최고재판소도 2016년 “망상이 범행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고 결과가 중대하다”며 상고를 기각해 사형을 확정했다.
아울러 교수형이 잔혹한 형벌을 금지한 헌법 제36조에 위배되는지도 쟁점이 됐다. 일반 시민이 참여한 국민참여재판에서 교수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 첫 사례로, 1·2심과 최고재판소 모두 합헌이라고 결론 내렸다.
히라구치 법무상은 “다른 방식보다 특별히 인도적으로 잔혹하다고 볼 이유가 없다”는 1959년 최고재판소 판결을 들어 “집행 방식을 재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치밀한 계획 아래 불특정 다수를 불태워 살해하려 한 극도로 잔혹한 범행”이라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집행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사형 집행은 지난해 6월 ‘자마시 9명 살해 사건’의 시라이시 다카히로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번 집행으로 사형 확정자는 100명이 됐으며 이 가운데 43명이 재심을 청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사형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민간 전문가 간담회는 지난 2024년 제도와 운용에 방치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근본적인 재검토를 제언했다. 같은 해에는 1966년 일가족 4명 살해 사건으로 사형이 확정됐던 하카마다 이와오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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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