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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조 현금배당 밝힌 삼성전자
시장 기대치 못미쳐 실망감 확산
주가 8.7% 하락…차익실현 늘듯
SK하이닉스, 자사주 40조 소각
단기적 수급 개선에 긍정적 효과
주가 하락폭 삼성전자 절반 그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역대급 주주환원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의 40조원을 크게 웃도는 최대 110조원을 제시하고도 주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높아진 시장 기대에 비해 자사주 매입·소각이 구체화되지 않은 데다, 향후 대규모 소각 시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며 삼성생명·삼성화재도 주가가 급락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70% 내린 2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3.41% 하락한 167만1000원을 기록했다. 두 종목 모두 약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의 낙폭이 SK하이닉스보다 2배 이상 컸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규모는 역대 최대다.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약 90조~110조원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 20조3000억원의 약 5배다. 우선 3·4분기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을 현금배당한다. 나머지 60조~80조원은 내년 1월 이사회에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환원 방식과 규모를 결정한다.
사상 최대 규모에도 주가가 급락한 것은 시장의 눈높이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이 급증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주주환원이 140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절대 규모는 역대 최대지만 기대했던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서프라이즈 환원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기대치 미달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환원 규모는 작지만 집행 방식이 명확하다. 지난 19일 약 40조원을 투입해 보통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매입 기간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다. 2025~2027년 누적 FCF 환원 목표도 기존 ‘50% 이내’에서 ‘50% 이상’으로 높였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같은 금액을 주주에게 환원하더라도 주가 수급 측면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이 배당보다 더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단기적인 주가 수급에 미치는 효과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강화한 SK하이닉스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별도로 결정했다. 다만 주주환원이 아닌 임직원 보상을 위한 물량이다. 전체 주식 수의 약 1%인 5329만주를 오는 11월 21일까지 매입할 예정이다.
두 회사가 서로 다른 환원 방식을 택한 데는 지배구조와 규제 환경의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합산 10%로 금산법상 한도에 도달해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자사주를 소각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 지주회사인 SK스퀘어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구조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주 소각 시 최대주주 계열인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지분율 상승으로 금산법 내 비금융계열사 지분 10%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어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먼저 발표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그룹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전 거래일 대비 13.09% 급락한 28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화재도 3.78% 내린 63만60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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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