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올해 상반기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투자손익 급증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보험 본업인 보험손익은 오히려 감소했고,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이 주가 상승과 환율 급등에 따른 일회성 요인에 기댄 만큼 하반기에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대형 4개 생보사의 올해 상반기 별도 순이익은 2조4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의 이익 증가는 투자손익이 이끌었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1조60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3조1898억원으로 무려 72.5% 급증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이 1조45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5% 늘었고, 같은 기간 교보생명이 1조20억원으로 41.5%, 한화생명이 6210억원으로 190.1%, 신한라이프가 1090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생보사의 투자손익 증가는 금융자산 평가·처분이익과 외환거래이익이 이끌었다.
금융자산 평가·처분이익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자산의 가격 변동이나 처분을 통해 발생한 이익이다. 올해 상반기 대형 생보사의 주식·채권·펀드 등 평가·처분이익은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3~4배까지 급증했다.
회사별로는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금융자산 평가·처분이익이 12조38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9조6409억원으로 285.9% 늘었고, 한화생명은 7조5042억원으로 174.6%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도 3조513억원으로 270.8% 늘었다.
여기에 외화거래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1600원 선을 위협할 정도로 치솟는 등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외화자산 관련 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외환거래이익은 3조7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1% 증가했고,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2조1512억원으로 388.4%, 한화생명은 2조713억원으로 359.7% 각각 증가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외환거래이익 규모는 작지만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라이프의 외환거래이익은 6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47.2% 급증했다.
투자손익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자산 규모도 확대됐다. 상반기 대형 4개 생보사의 총자산은 871조85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자산 증가가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460조3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186조4648억원으로 4.4%, 교보생명은 165조6870억원으로 11.8% 증가했다. 다만 신한라이프는 59조3891억원으로 1.6% 감소했다.
투자이익 부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과를 거둔 회사는 교보생명이다. 교보생명은 대형 생보사 중 유일하게 이자이익과 배당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교보생명의 이자이익은 2조2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고, 같은 기간 배당이익은 1360억원으로 13.2% 늘었다.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4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4% 늘었다. 이는 대형 생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한화생명은 대형 생보사 중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자이익뿐만 아니라 금융자산 관련 이익과 외화거래이익 등 투자이익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항목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여기에 보험손익도 대형 생보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되며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이 같은 실적 개선에는 지난해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생보사 실적을 이끈 투자손익은 주가와 환율 상승 등 시장 변동에 따른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한 만큼 상반기 수준의 투자손익 증가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개선에는 주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만큼 보험손익과 경상 투자이익 등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투자손익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 만큼 대형사들은 국내외 M&A와 신사업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