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베드타운 탈피해 ‘경제 삼각벨트’로 도시 가치 높이겠다"

미래경제도시 도약 구상하는 서준오 노원구청장

재건축·재개발 51개 정비사업 추진

연구·주거 등 연결해 경제생태계로

산업단지 지정시 기업 유치력 높아

6호선 지선 도입 등 교통망도 추가

서준오 노원구청장이 지난 4일 노원구청 내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노원을 서울 동북권의 미래경제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서준오 노원구청장이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노후 주거지 정비를 꼽았다. 주거환경 악화로 인구가 빠져나가고 소비가 줄면서 지역 상권까지 위축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도시의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판단이다.

해법은 재건축·재개발과 기업·일자리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의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 광운대역세권, 한전 인재개발원 부지를 잇는 ‘노원발전 삼각벨트’를 새로운 경제축으로 키워 ‘베드타운 노원’을 서울 동북권의 미래경제도시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서 구청장은 최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재건축·재개발이 제대로 되려면 결국 도시의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며 “깨끗한 주거환경과 기업, 일자리가 함께 있는 미래경제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원은 1980~1990년대 대규모 택지개발로 성장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그러나 주택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과거 강점이었던 주거 기능이 오히려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서 구청장의 진단이다.

그는 “노원구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낙후된 주거환경”이라며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교육 때문에 버티다가 이후 깨끗한 집을 찾아 남양주나 의정부 등 인근 지역으로 떠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하주차장이 부족하고 녹물과 노후 배관 문제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이 장기간 생활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현재 노원에서는 재건축 45곳과 재개발 6곳 등 총 51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임기 중 22개 사업장을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진전시키고 13개 사업장은 착공 또는 준공 단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서 구청장이 제시한 경제도시 전환의 핵심은 S-DBC와 광운대역세권, 한전 인재개발원을 연결하는 ‘노원발전 삼각벨트’다. 기업과 연구, 주거, 교통을 연결해 하나의 경제생태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은 주변 재건축과도 연결된다. 대기업 본사와 일자리가 들어오면 주거 수요가 늘고, 주변 노후 아파트 정비사업의 사업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 구청장은 “서울 동북권에는 대기업 본사가 사실상 거의 없다”며 “단순히 기업 하나가 사옥을 짓고 들어오는 의미가 아니라 주변 주거와 상업시설까지 함께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S-DBC를 바이오 중심의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되 인공지능(AI)·정보기술(IT)·로봇,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산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서 구청장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심의 과정 가운데 가장 어려운 단계로 꼽혔던 산업단지 심의를 최근 통과했다. 남은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산업단지 고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단지로 지정되면 기업 유치 조건도 달라진다. 토지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하고 세제 혜택과 각종 연구시설 규제 완화 등을 활용할 수 있어 기업 유치력이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서 구청장은 “80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한다면 실제 입주의향을 보이는 기업은 그보다 훨씬 많아야 한다”며 “그 가운데 좋은 기업을 선별하고 선도기업과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등이 확정되면 다른 기업들이 따라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은 박사급 연구인력 확보가 중요하고 연구 결과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필수적이다. 노원과 서울 동북권은 대학과 의료기관이 밀집해 있어 이 두 가지 조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원발전 삼각벨트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또 다른 축은 교통이다. 현재 노원에는 지하철 1·4·6·7호선이 지나고 있다. 여기에 동북선 경전철과 GTX-C 등 새로운 교통망이 추가될 예정이다. 6호선 지선 도입과 백사터널, 경원선 지하화, SRT 광운대역 정차 등 추가 교통망 확충도 추진한다.

그는 “도시 경쟁력의 완성 단계는 강남으로 빨리 가는 교통만 갖추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랑·성북·도봉·강북은 물론 의정부·남양주·구리 주민들이 노원으로 일하러 오고 쇼핑하고 문화를 즐긴 뒤 편리하게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원발전 삼각벨트의 마지막 퍼즐은 한전 인재개발원이다. 서 구청장은 한전 인재개발원 이전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안에 한전 인재개발원 이전과 관련해 정부가 입장을 정리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이전 계획을 구체화하고 이후 부지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단계까지 진전시키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서 구청장은 노원에서 오랜 기간 정치와 행정을 경험했다. 2010년 만 35세에 당시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비서실장을 맡았고 이후 국회와 청와대, 서울시의회 등을 거쳤다.

서 구청장은 “구청장이 되면서 주민들에게 베드타운을 넘어 기업과 일자리가 넘치고 주거환경이 깨끗한 미래경제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임기 중 주민들이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