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고쳐가며 역대 최장 180일 수사
152개 사건 중 126건·58명 기소
마무리 못한 46건은 국수본 이첩
법조계 “공소유지까지 산넘어 산”
권창영 특별검사가 24일 경기 과천시 특검사무실에서 2차 종합특검 180일간의 수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팀)의 나머지 사건을 들여다본 2차종합특검팀(권창영 특검)이 18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총 58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소 유지를 통한 유죄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창영 특검은 총 152건의 사건을 접수해 126건을 처리했으며 58명 기소했다. 이중 구속기소가 7명, 불구속기소가 51명·법인 1곳이다.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46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이첩했다.
■수사 막판 무더기 기소
주목할 대목은 기소의 시점과 규모다. 특검팀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 등 17명을 한꺼번에 기소하는 등 수사 막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권창영 특검은 브리핑에서 “내란세력의 역량을 분쇄하고 의지를 분쇄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대규모 기소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국가기관 수뇌부는 물론 중간 책임자들까지 내란 혐의 등에 대해 엄벌 의지를 강조했다.
사건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대형 정치·권력형 비리다. 지난 18일에는 윤석열 정부의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김 여사는 관저 공사 수주 알선 대가로 1012만원 상당의 디올 재킷 등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실무 결정권자였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직권남용 혐의로, 무자격 업체로 지목된 21그램의 김태영 대표 등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 17일 강호필 전 육군지상작전사령관이 지구계엄사령부 설치 지시 혐의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나란히 기소됐다.
특검팀은 법 개정까지 거치면서 6개월간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46건·150명에 대해서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사건을 넘겼다. 이 때문에 정작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은 대부분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조계, 공소유지 난항 예상
특히 법조계는 종합특검의 공소유지 난항을 예상하고 있다. 이유는 범죄의 성격 자체에 있다. 통상적인 형사사건은 물증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비교적 명확하게 범죄 구성요건을 입증할 수 있다. 반면 직권남용, 내란, 알선수재 등 특검이 기소한 정치범죄는 고도의 법리적 해석과 행위자의 ‘고의성’ 입증이 필수적이다. 피고인들 역시 대형 로펌을 선임해 방어권 행사에 총력을 다할 것이 예상된다.
특검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수사하는 인물 다수가 음주운전 치사 같은 단순 민생사범이 아니라, 사실관계가 매우 복잡한 정치사범”이라며 “수십명을 한꺼번에 기소하면 공소유지를 맡는 인력은 공판에 출석해 기록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물리적인 업무시간을 다 소진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수사 기간 종료에 따라 조직을 공소 유지 체제로 재편한다. 수사 인력은 공소 유지에 필요한 최소 규모로 재배치하고, 일정 경력 이상의 변호사 특별수사관이 공소 유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인력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한편 권 특검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내란 잔당에 대해 남은 의혹을 장기적으로 수사할 상설 특별수사본부와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그는 “내란죄의 본질은 집단적·조직적·장기적이어서 장기간 수사가 필요하다. 6개월짜리 특검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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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최은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