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재개발 갈등 심화
부산항만공사,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피큐건설과 토지 매매계약 입장차
‘단차 3m’ 지구단위계획 위반 쟁점
차질땐 업체 20곳 300명 실직 우려
부산항 북항환승센터 연합뉴스
부산항만공사(BPA)와 부산항 북항환승센터 사업자인 피큐건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배경으로 ‘상호 불신’이 꼽힌다.
환승센터 부지는 북항 내 유일한 공공시설 부지인 까닭에 소모적 논쟁에 따른 공사 지연 피해는 온전히 지역 협력업체와 부산시민이 받게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공사가 중단된다면 협력업체 20곳, 직원 300여명의 일감이 끊겨 피큐건설은 피해 금액만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1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BPA는 지난달 법원에 북항재개발사업 환승센터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양측은 가처분 인용 여부와 함께 토지매매계약 해제 문제를 놓고서도 다툴 것으로 보인다.
BPA와 피큐건설의 ‘악연’은 10년 전인 2016년 시작됐다. 북항 재개발지구 C-1블록(2만5714.5㎡) 부지 매매계약이 이뤄진 것인데, 피큐건설은 이 부지에 부산역에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로 이어지는 환승센터를 포함한 지하 4층 지상 24층 규모의 업무시설(오피스텔)과 판매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피큐건설은 2022년 관할 지자체인 동구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해당 부지는 공공재 성격을 띠는 까닭에 구는 허가 전 BPA에 사업자의 건축 설계가 적합한지 의견을 물었고, 당시에만 해도 BPA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봤다.
피큐건설은 이를 근거로 BPA의 ‘그때는 옳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태도에 신뢰를 잃었다고 한다.
이에 BPA는 행정청의 건축 허가 당시 건축물 ‘용도’를 중점적으로 확인한 까닭에 ‘단차’ 문제는 고려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피큐건설이 제출한 조감도만 봐서는 약 3m의 단차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며 이를 ‘기망 행위’로 규정했다.
피큐건설은 BPA의 비협조로 교통영향평가(교평)도 지연됐다고 주장한다. 지난 5월 교평 심의를 위해 BPA에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현재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공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커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것이 피큐건설 측의 설명이다. 북항재개발 부지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BPA는 매각 후에도 사업자가 각종 행정 절차를 진행할 때 의견 조회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피큐건설은 이러한 배경에 BPA가 요구한 두 차례의 위반사항 시정을 위한 확약서에 날인을 할 수 없었다고 강조한다.
올 연말까지 건축설계변경 관련 인허가 절차를 모두 끝내는 데는 사실상 문제없으나, 의견 조회 권한을 가진 BPA가 악의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신’이 쌓여 거부했다는 것이다. 확약서에는 ‘사업자가 정해진 기간까지 설계변경을 못 할 경우, 토지매매 계약을 해지하는 데 동의한다’는 문구가 적혔다.
BPA 역시 피큐건설을 믿지 못한다. 교통영향평가의 경우, 협의 요청을 받은 지 3영업일 만에 관련 공문을 회신했다고 한다. 다만 이를 재확인하기 위한 서류를 한 차례 더 수신했을 때는 이미 토지매매 계약 해제를 결정한 이후여서 회신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BPA 측의 설명이다.
BPA는 신뢰 부족으로 확약서에 날인할 수 없었다는 피큐건설의 설명을 ‘궤변’으로 받아들인다. 공익을 우선하는 공공기관이 의도적인 협조 거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 단차 발생을 인지한 날로부터 1년 6개월에 걸쳐 지구단위계획을 위반한 공사를 속행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29차례에 걸쳐 시정과 계도를 요구했고, 계약해제 사유에도 해당한다는 것을 4차례나 알리는 등 충분한 사전 설명을 해왔다고 BPA는 설명한다.
BPA 관계자는 “피큐건설은 협성마리나G7 건물과 부산역을 연결하는 보행데크에 맞춰 설계하다 보니 단차가 생겼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을 어긴 것이다. 사업자가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뿐 아니라 사업자는 기존에 약속한 개발 기한을 넘겼고, 그에 따른 지연배상금 31억원을 내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