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분리배출률 84% 감량 한계
자치구별 가정 배출량 120g 안팎
빌딩숲 중구, 비가정 배출 압도적
전문가 “감량 정책 타깃 바꿔야”
지난 1월 서울 강남환경자원센터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다. 사진=이창훈 기자
시민 1명당 연간 종량제봉투 1개 감량을 목표로 한 서울시의 ‘종량제 다이어트’가 이미 가정 수준에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민의 가정 내 재활용 분리배출률이 이미 84%에 달해 추가 감량 여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전체 쓰레기 증가를 주도하는 것으로 지목된 상가와 업무시설 등 비가정으로 감량 정책의 타깃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자치구별 생활폐기물 배출 특성 분석과 관리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서울시의 하루 평균 생활쓰레기 총량은 2014년 8667t 대비 2023년 7930t으로 약 8.5% 감소했다. 반면 종량제쓰레기 발생량은 2948t에서 3408t으로 15.6% 늘었다.
연구진은 종량제쓰레기의 주된 원인이 가정 밖에 있다고 봤다. 서울시민 1인당 하루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가정(551.3g)과 비가정(549.4g)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혼합 배출하는 종량제쓰레기 발생량은 비가정이 197.2g으로 가정(129.8g)을 크게 웃돌았다.
종량제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재활용으로 따로 빼지 않고 봉투에 담아 버리는 진짜 쓰레기가 상당수라는 의미다. 실제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배출률을 보면 비가정은 62.2%에 그쳤다. 가정의 83.9%와 차이가 크다.
이 같은 현상은 자치구별로 집계할 경우 뚜렷하게 확인된다. 전형적인 가정 중심형 자치구인 은평구는 전체 생활폐기물의 78.2%가 가정에서 배출됐다. 그러나 가정의 1인당 하루 종량제배출량은 124.8g(비가정 40.2g)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대표적인 비가정 중심형 자치구로 꼽히는 중구의 경우 비가정의 1인당 하루 종량제배출량은 631.2g(가정 117.4g)에 달했다.
바꿔 말해 은평구와 중구 등의 종량제배출량은 가정에서는 120g 안팎으로 엇비슷하지만, 비가정은 상가와 업무시설이 밀집한 중구에서 15배 이상 많이 나오는 셈이다.
다른 자치구도 상황은 비슷했다. 비가정 종량제배출 비율이 ▲종로구 72.5% ▲강남구 67.1% ▲서초구 60.0% ▲용산구 58.7% ▲영등포구 57.2% 등으로 높았다.
이미 각 자치구는 시민 참여 사업에 더해 업장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중구는 남대문시장 등의 영향으로 의류판매업이 전체 시장·상가 사업체의 63.4%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말부터 직매립 금지에 대응해 중구 전 지역에서 종량제봉투를 구매하면 폐비닐 배출 전용봉투를 함께 지급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전용봉투에 일반쓰레기나 음식물이 섞이면 수거를 거부하고, 무단투기 전담 단속반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역시 폐비닐 혼합배출량이 높은 소규모 상업시설 6만485개소에 폐비닐 전용봉투 195만장을 배포했고, 자치구 최초로 기업과 협력한 비닐 재활용 사업을 현대백화점과 함께 추진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폐기 의약품, 박스, 비닐 등에 대해서는 생산자 책임 원칙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분리배출은 한계치에 달했고 종량제에 대한 부담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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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