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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을 태양광으로 돈 번다… 주민이 만들고 주민이 나누는 '햇빛소득' 시동

행안부와 제주서 설명회… 12개 마을 참여 의향

발전수익 마을사업·주민 배분 구조 주목

계통 포화가 변수… 접속 가능 마을부터 공모 대응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지역 목장의 태양광과 풍력시설 전경.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협동조합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수익을 주민과 마을 공동사업에 나누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모델이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마을이 태양광 발전으로 직접 수익을 내고 그 돈을 주민과 마을사업에 나누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이 본격화한다. 재생에너지를 외부 사업자가 아닌 주민이 함께 만드는 구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행정안전부 햇빛소득마을 추진단과 20일 제주벤처마루에서 ‘햇빛소득마을 제주지역 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마을 이장과 주민, 도와 행정시 담당 공무원,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업 개요와 공모 절차, 협동조합 구성 요건, 수익 구조를 설명하고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질문은 계통연계와 금융지원, 부지 확보 같은 실무 쟁점에 집중됐다. 사업에 대한 현장 관심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모델이다. 마을 협동조합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여기서 나온 수익을 마을 공동사업과 주민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도 외부 사업자만 돈을 가져가는 방식이 아니라 마을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고 이익도 함께 나누는 방식이다.

이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재생에너지 확산은 필요하지만 주민이 체감하는 이익이 적으면 갈등이 생기기 쉽다. 햇빛소득마을은 전기를 생산하는 주체와 수익을 가져가는 주체를 지역 안으로 끌어들여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높여보자는 생활실험에 가깝다. 에너지 전환과 주민 소득을 한 흐름으로 묶으려는 시도다.

정부는 올해 전국 500개 이상 마을 선정을 목표로 잡았다. 제주도 사전 수요조사에서는 12개 마을이 참여 의향을 밝혔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마을 단위 에너지 사업에 대한 관심이 이미 형성돼 있다는 신호다.

20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제주 마을 주민과 이장, 공무원,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햇빛소득마을 설명회에 참석해 사업 구조와 공모 절차, 협동조합 구성 요건 등을 듣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는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참여 희망 마을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협동조합 구성과 주민 동의 확보,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공모 준비 전 과정을 돕기로 했다. 민관 합동 현장지원단도 운영한다. 마을 단위 사업 준비를 밀착 지원하고 추가 참여 마을 발굴을 위한 설명회와 홍보도 함께 벌일 방침이다.

문제는 제주가 안고 있는 전력계통 사정이다.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면서 전력망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졌다. 이 때문에 태양광이나 풍력 설비를 새로 지으려 해도 접속이 막히는 사례가 잇따랐다. 사업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발전한 전기를 실제로 전력망에 실어 보낼 수 있느냐가 먼저 풀려야 한다는 얘기다.

제주도도 이 점을 가장 큰 현실 변수로 보고 있다. 현장지원단을 통해 계통연계 가능 여부를 먼저 검토하고 실제 사업 추진이 가능한 마을을 중심으로 공모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국전력공사와 전력망 확충을 계속 협의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같은 보완 방안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결국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성패는 두 갈래에 달려 있다. 하나는 주민이 협동조합을 꾸리고 수익 배분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설계하느냐다.

다른 하나는 제주 전력망 한계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넘어서느냐다. 제주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만큼 주민참여형 모델이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지만 계통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 속도를 내기 어렵다.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직접 참여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지역 발전 모델”이라며 “현장 중심 지원을 강화해 공모 선정과 사업 정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