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미전수 68% 달해
후손 고령화에 확인 작업 더뎌
“단발적 시스템 한계” 목소리
조사 인력·예산 등 지속 지원을
독립유공자로 포상됐지만 10년 넘도록 본인이나 후손에게 전달되지 못한 훈장 등이 500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미전수 독립유공자 3명 중 2명꼴이다. 1700여명은 포상 이후 30년 넘게 훈장을 전달받지 못했으며, 미전수 기간이 64년에 이르는 사례도 확인됐다.
1962년부터 64년간 주인 못 만난 훈장 10건
16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국가보훈부로부터 제출받은 ‘독립유공자 포상 미전수 현황’에 따르면 훈장·포장·대통령표창이 전수되지 않은 독립유공자 7628명 가운데 포상 이후 10년 이상 지난 경우는 5191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미전수자의 68.1%에 해당한다. 미전수 기간별로는 10년 미만 2437명, 10년 이상 2666명, 20년 이상 796명, 30년 이상 1671명, 50년 이상 58명이었다.
미전수 기간이 가장 긴 사례는 1962년 포상자들이다. 보훈부가 최장 미전수 사례로 제시한 독립유공자에는 광복군 총영으로 활동한 오동진 지사, 이완용 처단 의거를 벌인 이재명 지사,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참여한 조도선 지사 등 10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포상 이후 64년이 지난 현재까지 훈장을 전달받지 못했다. 전체 미전수 독립유공자는 7628명으로, 보훈부 자료상 전체 독립유공자 1만8776명의 40.6%에 해당한다.
“갈수록 후손 확인 어려워”…예산·조직 지원해야
훈장이 오랜 기간 전달되지 못하는 데는 후손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미전수 사유별로 보면 후손 미확인(소재불명 포함)이 3665명으로 48.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북한 본적도 3114명으로 40.8%에 달했고 기타 579명, 국외거주 270명 순이었다. 후손 미확인과 북한 본적을 합하면 6779명으로 전체 미전수자의 88.9%에 이른다.
후손이 없거나 소재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뿐 아니라 가족관계를 입증할 기록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독립운동가와 가족들이 일제의 감시를 피해 생활하며 자신의 활동이나 가족사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경우가 있었던 점도 후손 확인을 어렵게 하는 배경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후손 세대가 고령화하고 있다는 점도 후손 찾기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의 평균연령은 70~80대로 추산된다. 독립운동 당시의 가족사를 알고 있는 세대가 점차 고령화하면서 후손 관계를 확인할 기록이나 증언을 확보하는 작업 역시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미전수 포상의 후손을 찾아 훈장을 전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보훈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미전수 포상 227건이 전수됐다. 2021년 69건, 2022년 48건, 2023년 23건, 2024년 27건, 지난해 40건이었으며 올해는 지난 6월까지 20건이 전수됐다.
보훈부는 공훈전자사료관을 통해 후손 확인이 필요한 독립유공자 명단을 공개하고 후손 찾기를 진행하고 있다. 후손은 제적부와 족보 등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춰 후손 신청을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후손 찾기가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장기간 조사와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인갑 서강대 사학과 교수(역사학회장)는 “지금과 같은 단발적 시스템으로는 후손을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동북아역사재단이나 보훈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에 관련 연구·조사기관을 만들어 독립유공자 후손을 지속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예산과 조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규 의원은 “훈장을 전하는 일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라 국가가 독립유공자의 헌신과 희생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한다는 뜻”이라며 “지난해까지 미전수 훈장 후손 찾기 실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단 1명에 불과했던 만큼, 미전수 훈장이 하루빨리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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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