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첫 도어스테핑
조직 안착 최우선 과제 꼽아
“인적·물적 인프라 신속 완비”
책임수사제 운영기준 마련 방침
전산 미비… 종이기록 받아 검토
외국인 마약 피의자 구속 첫성과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김 청장에게 “네 편과 내 편을 가리지 말고 원칙에 따라 국민적 의구심이 있는 사안을 잘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청장이 조직의 조기 안착과 책임수사제를 핵심 운영 방침으로 내세웠다. 출범 보름여 만에 첫 구속영장 발부 사례가 나오고 공소청의 기존 수사 사건도 순차적으로 넘어오면서 수사기관으로서의 활동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인력 충원과 조직 기강 세우기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김 청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중수청 본청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첫 번째 과제는 중수청의 조기 안착”이라며 지난 16일 첫 출근 당시 전종민 차장에게 조기 안착 전담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겼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인프라를 빨리 완비하도록 (전 차장에)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검찰의 수사권 남용 등 여러 폐해가 있었고 그 근저에는 수사의 정치화가 있었다”며 “공정성과 중립성, 절차적 정의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와 범죄 피해자 보호에도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책임수사제’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기존 수사기관은 사건을 송치하면 그 뒤에는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반드시 기소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해서 아니면 아닌 대로, 맞으면 맞는 대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운영 기준은 향후 매뉴얼로 마련하기로 했다.
실제 수사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지방중수청 마약수사4과는 해외에서 대마 2.5㎏을 사들인 혐의를 받는 외국인 A씨를 긴급체포한 뒤 전날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중수청 출범 이후 첫 구속영장 발부 사례다.
공소청의 기존 인지 사건도 순차적으로 이관되고 있다. 공소청에 따르면 이관 대상인 검사 인지 사건은 중수청과 경찰을 합쳐 300여건이다. 서울중수청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계속 협의하고 있으며 준비되는 대로 사건을 넘겨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은 아직 사건 이관과 소관 변경 등 제한적인 기능만 가능하다. 서울중수청은 우선 종이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한 뒤 사건번호를 새로 부여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김 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김 청장은 참석 의향을 묻는 질문에 “관련 법령과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적정하게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중수청 관계자는 “관련 규정뿐 아니라 과거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등 수사기관장들의 국무회의 참석 사례를 살펴보고 소관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책임수사제를 뒷받침할 내부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수도권 대학의 한 로스쿨 교수는 “무죄 판결이 나왔을 때 수사 과정의 문제인지, 공소유지의 문제인지 등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며 “위법 수사라면 책임을 묻고 관행의 문제라면 시스템을 개선하는 피드백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은정 광주중수청장 관련 감찰과 검찰 재직 당시 감찰 대상이었던 수사관의 전입 문제 등 내부 현안도 남아 있다. 수사 성과를 조직 정상화로 연결하면서 내부 기강을 확립할 수 있을지가 김 청장의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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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