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당시 가해 남성 이 씨가 피해자를 발로 차고 있다.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 제공./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사실상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에 영치금 일부 사용을 허가해 달라고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2024년 10월 피해자 김모씨가 가해자 이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씨는 김씨에게 약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김씨는 판결 이후 수감 중인 이씨의 영치금을 압류해 배상금을 회수하려 했지만, 영치금 계좌 잔액이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강제집행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씨는 최근 법원에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을 냈다.
병원 진료비와 매점 물품 구입 등을 이유로 매월 영치금 가운데 10만~15만원 정도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취지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해당 금액은 압류 대상에서 제외돼 피해자가 배상금 회수를 위해 집행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이른 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2023년 6월 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공판이 끝난 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심경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피해자 김씨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는 “가해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며 “수개월째 영치금 계좌 잔액이 850원 수준인데 언제 1억원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피해자는 정당한 손해배상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데 가해자의 편의를 위해 영치금 사용을 보장해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씨의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형자는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을 국가로부터 제공받고 있어 영치금 사용 제한이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고, 채권자인 피해자의 권리 보호가 우선 고려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손해배상 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압류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칠 경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