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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빌게이츠 만나 ‘SMR 동맹’…韓기업 테라파워 공급망 진입 확대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이 13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방한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을 만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테라파워의 표준설계와 한국의 원전 제조·건설 공급망을 결합해 글로벌 SMR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는 14일 김 장관이 서울에서 게이츠 의장과 만나 테라파워가 추진하는 미국 및 해외 SMR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게이츠 의장이 2008년 설립한 차세대 원전 기업으로,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에서 345MW급 나트륨(Natrium) SMR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경수 대신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원자로다.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건설허가를 취득했으며 2031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와 HD현대 등이 테라파워에 재무적 투자를 단행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이 밖에도 국내 원전 기업들이 테라파워의 미국·해외 사업에서 기자재 공급과 운영, 시공 등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글로벌 SMR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계획된 예산과 기한 안에 사업을 완수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기업이 축적한 원전 건설·제조 경험을 테라파워의 SMR 기술과 결합할 경우 글로벌 시장 확대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SMR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SMR 표준화 보급’을 위해서는 테라파워의 표준설계와 한국의 신뢰성 높은 대량 양산 공급망의 결합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은 지난 50여년간 국내외 원전 건설·운영을 통해 ‘파운드리급 원전 제조·건설 생태계’를 구축한 만큼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기업의 주기기 공급 역량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까지 연결된 국내 원전 제조 생태계를 강점으로 제시했다. 한국을 테라파워 SMR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만들고 국내 기업들이 핵심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면담을 계기로 민간 차원의 협력도 구체화됐다. 김 장관과 게이츠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테라파워와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공동사업 추진계약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테라파워 SMR 사업 개발과 미국 내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확보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과 데이터센터 증가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SMR 수요도 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100개가 넘는 SMR 노형이 개발되고 있으며 기업 간 기술·투자·공급망 협력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정부는 글로벌 SMR 공급망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지금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입을 확대할 적기로 보고 있다. 대형 원전 중심이던 국내 원전 수출을 SMR 사업개발과 기자재·시공 등으로 다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해외 SMR 노형 투자와 사업개발, 공급망 진입은 원전 수출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원전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SMR 공급망 진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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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