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반도체 랠리’ 올라탄 3%대 성장… 가계는 체감 못해 ‘양극화’

명목GDP 26.4%↑… 47년만 최고

2분기 실질GDP 성장률 0.6% 증가

반도체 덕에 韓경제 파이 커졌지만

실물 민생경제 성장 온기 확산 안돼

반도체 랠리에 올라 탄 한국 경제가 5년 만에 3%대 성장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만 하지 않아도 3%대 초반 성장이 가능해졌다.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NI)이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2년째 넘지 못했던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에도 성큼 다가섰다.

하지만 통화긴축으로 방향을 튼 통화당국과 정부의 확장재정 간에 정책 엇박자가 가시화되면 물가를 자극하고, K자 양극화와 일자리 위축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다. ‘0.6% 성장’은 순수출(수출-수입)과 내수가 각각 0.3%p씩 끌어올렸다. 내수 가운데 민간소비와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가 각각 0.2%p씩 기여했다. 반도체 호황이 없었다면 성장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명목 GDP는 전년 동기보다 26.4% 늘어 4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명목 GDP는 신현송 한은 총재가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라며 금리인상의 주요 변수로 지목한 바 있다. 명목 GDP를 보면 피용자 보수(근로자가 받는 소득과 성과급, 회사가 내는 보험료 등의 총합)가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1.9% 증가했다. 기업 영업이익과 자영업자 소득, 재산소득 등을 합한 총영업잉여는 제조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18.5% 증가해 2010년 2·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후 가장 컸다.

이에 비해 물가상승분을 뺀 실질 GDP는 1년 전보다 3.7% 늘었다. 이를 뜯어보면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1.4%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1.0% 늘었다. 반면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건설업은 1.9% 줄어 한 분기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민간소비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명목과 실질 GDP 간에 크게 벌어진 격차는 두 자릿수 GDP 디플레이터에서 확인된다. 2·4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보다 21.9% 올라 1980년 4·4분기(20.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4분기는 12.9%였다.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 가격이 급등해 국부와 국민소득이 급격히 불어났다는 의미다.

결국 ‘초고가 반도체’가 올해 ‘국민소득 4만달러’ 진입 가능성을 끌어올린 결정적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파이는 커졌으나 양극화의 골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는다 해도 반도체 등 일부 호황 업종에 편중돼 있어 국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소득과 구매력은 괴리가 크다. 반도체 등 일부 산업 중심의 국소적 호황이 일부 고소득층의 사치성 소비를 늘리고 있으나 제조·건설업 등의 장기 침체로 일자리를 위협받는 서민들의 가계는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최근 2연속 금리 인상과 높은 수준의 체감물가, 한계에 이른 가계부채, 서울·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국민들의 실질적 소비여력은 쪼그라들고 있다. 실물 민생경제 전반에 성장의 온기가 고루 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820조원대 역대 최대의 확장재정으로 돈을 풀 계획인데, 물가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우려도 크다. 한은의 통화긴축과 충돌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3%대 물가를 즉각 자극하는 중동사태와 국제유가 등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한은은 “기업 이익이 가계소득과 정부 세수로 시차를 두고 이전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통화긴축 정책 유지에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googletag.cmd.push(function() { googletag.display(‘div-gpt-ad-17805470631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