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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2000원 시대…'석유 최고가격' 묶을까 올릴까

정부, 24일 4차 고시 앞두고 고심

인상땐 민생경제 물가 압박 가중

재동결땐 정유사 손실보전 부담

“국제유가 변동과 물량 보며 판단”

차량용 요소 이달 방출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이 비축한 차량용 요소·요소수를 이달 방출한다. 2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창고에서 직원이 요소수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4차 석유 최고가격 고시를 앞두고 가격 인상과 동결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가격을 동결할 경우 정유사 손실 보전에 따른 재정 부담이 커지고, 인상할 경우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어선 가운데 민생 부담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책 지속 가능성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정부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오는 24일 0시 국내 석유제품에 대한 4차 최고가격을 고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서 3차 최고가격의 경우 2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L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당시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성과 민생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내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당초 2주 단위로 국제유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가격을 조정한다는 방침이었지만, 2차 고시에서 유종별로 210원 인상한 이후 3차에서는 추가 인상 대신 동결을 택하며 물가 안정에 무게를 뒀다.

다만 최고가격제 시행 한 달이 지나면서 정책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에 약 4조2000억원을 반영했지만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추가 재정 투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가격과 국내 공급가격 간 격차가 확대될수록 보전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책 효과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격 통제로 인해 유류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산업부는 최근 휘발유·경유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반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통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물가를 안정시키지만 가격 신호를 약화시켜 수요 억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딜레마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4차 최고가격 설정의 핵심 변수는 국제유가의 방향성보다 변동성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으로 급등했다가 휴전 기대감으로 급락한 뒤 다시 상승 압력을 받으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결과에 따라 유가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단기적인 추세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가격 조정 여부를 두고 신중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앞서 16일 브리핑에서 “민생이나 경제에 미치는 충격과 영향을 최우선적으로 봐야 한다”며 “국제유가 변동과 물량, 판매량 등을 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