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축소·후보지 공모 중단에
2030년 복합연구시설 조성 제동
기후부 “재원조달방식 등 고민중”
재개땐 용인·서남권과 연계 검토
정부가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생산거점 확대와 용수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반도체 공정의 핵심 인프라인 국가 초순수 플랫폼센터 구축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후보지 공모를 진행하다 중단된 국가 초순수 플랫폼센터 구축사업은 현재 사업 규모와 재원조달 방식은 물론 추진방식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순수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세정에 사용돼 품질과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앞서 환경부(현 기후부)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초순수 생산기술을 국산화하고 실증·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 초순수 플랫폼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초순수 기술개발과 수질분석, 실증·검증, 전문인력 양성, 기업지원 기능을 집약한 복합연구시설을 2030년까지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본지가 지난해 4월 1일 보도한 바와 같이 사업비는 당초 3500억원에서 25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고, 국비 중심으로 추진하려던 사업도 지방비 매칭 방식이 검토되면서 후보지 공모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당초 목표였던 2030년 구축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당시에는 기본계획을 보완해 사업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후 제자리 상태다. 현재는 사업비와 재원조달 방식뿐 아니라 플랫폼센터 구축 자체가 가장 효과적인 방식인지까지 다시 따져보는 단계다.
기후부 관계자는 “사업비와 운영비가 많이 소요되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국가 연구개발(R&D)만으로 기술개발을 이어갈지, 별도 플랫폼을 구축해 상시 실증·검증 기반을 마련할지를 놓고 검토 중이다.
다만 기후부는 플랫폼센터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국가 R&D는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이전하면 실증이 종료되지만, 플랫폼센터는 분석과 실증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이라며 “국산 기술을 기업들이 보다 쉽게 검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사업이 재개될 경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나 정부가 추진 중인 서남권 제2 반도체 생산거점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앞서 용인시는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연계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플랫폼센터 유치에 나선 바 있다.
성균관대 수자원전문대학원 장암 교수는 “플랫폼센터는 연구개발과 인력양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기반시설로,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