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맹점주 단체 등록제 추진
가맹점주 10% 이상 모이면 협상권
동일 사안 180일마다 협의 허용도
가맹본부 행정·재정적 부담 커져
가맹점 비율 높은 국내 업계 타격
지난 6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마이프차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가맹점주단체에 공적 대표성을 부여하는 등록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맹점주단체가 난립해 본사와 점주들, 점주와 점주 사이에 분쟁이 일상화될 수 있어서다.
■가입률 10%, 업체당 최대 10개 단체 교섭
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가맹점주단체 등록제와 협의 의무제 도입을 위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3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가맹사업법 개정안)’의 후속조치다.
가맹사업법이 구체화되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이번 개정안은 △가맹점주단체 등록제 도입 △등록 단체의 협의 요구 시 본부의 협의 의무 부과 △협의 불이행 시 시정조치 명령 등이 골자다.
가맹점주단체 등록 대상은 동일 브랜드 가맹점주의 10%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단체이다. 가입률 요건이 10%로 낮아진 점을 고려해 소규모 브랜드는 가입자 30명 이상을 갖추도록 했다. 또 가입률이 30% 미만인 단체는 미가입 점주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해 대표성을 보완했다.
하지만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입률 요건으로 최소 30%, 또는 노동조합법에 맞는 과반수인 50% 이상을 주장해 왔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10%로 확정되며 가맹점주단체가 난립할 우려가 커졌다. 업체당 점주단체가 최대 10개가량 생길 수 있어 가맹본부는 1년 내내 가맹점주와 협상을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복수 단체 난립과 협의 요청권 남용으로 브랜드 내 갈등 증폭에 따른 경영 위축과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노동조합법과 달리 교섭 창구 단일화 의무가 없어 복수의 단체가 난립할 경우 개별 대응에 따른 경영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토종 브랜드, 1년 내내 협상할 판
특히 이번 개정은 가맹점 비율이 높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에 타격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1년 내내 비용과 가맹점주단체와 협상까지 해야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브랜드별 가맹점 비율이 높은 업체들은 △컴포즈커피 100% △교촌에프앤비 99.9% △bhc 99.5% △맘스터치 99.1% 등이다. 이어 △BBQ 90.4% △투썸플레이스 90.4% △할리스 81.2% △엔제리너스 79.1% 등이다.
직영점 체제를 고수하거나 직영 비중이 높은 글로벌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스타벅스는 국내 매장을 100% 본사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버거킹은 25.5%, 한국맥도날드는 18.0%, KFC는 13.6%로 상대적으로 가맹사업법 개정 여파에서 비켜 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동일 브랜드 내에서 최대 10개 이상의 단체가 난립해 서로 다른 요구를 반복할 경우 프랜차이즈의 핵심 경쟁력인 상품·서비스·가격의 통일성이 깨질 우려가 있다”며 “동일 사안에 대해 180일마다 반복 협의를 허용한 조항은 가맹본부에 연중 내내 소모적인 협의에만 매달리게 하는 극심한 행정적·재정적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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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 기자
